올 여름 가뭄에도 불구하고 가을배추가 그 어느 때보다 품질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정작 ‘우량 배추’를 키운 농민들은 속 앓이를 하고 있다.
2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배추는 현재 작황 호조로 9~10월 전반적인 공급 과잉 상태다. 배추 한 포기 크기가 전년보다 반 배는 더 크다는 게 농민들의 전언이다. 특히 고랭지 배추 생산량은 평년 대비 5% 늘어난 18만7000t으로 전망됐다. 전체 배추의 9월 출하량은 추석 대비물량 증가로 평년 대비 11%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0월은 9% 정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가격도 9월 들어 이미 ‘하락 주의’ 단계에 들어선 상태다. 8월 도매 한 포기 값이 2267원, 9월 초 1853원으로 떨어졌다. 9월 값은 평년 3135원 대비 40%나 떨어진 것이다. 소매가격은 8월 한 포기 2868원 하던 것이 9월 초에는 2857원으로 떨어졌다. 이는 전년(3350원)보다 14.7% 하락한 수치다.
문제는 지난 6월 하순 극심한 가뭄으로 정작 배추 한 포기당 생산비는 더 들었다는 점이다. 당시 가뭄은 40년 만에 보이는 것으로 배추 경작을 위해 농민들은 지역별로 수차례 살수차를 동원해 물을 뿌려야 했다. 평균적으로 포기당 5%씩 추가 비용이 들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추산이다.
경작비는 예년보다 더 들고, 가격은 내려가자 농민들을 위한 당국의 수급대책도 비상이 걸렸다. 식탁 경제와 연관된 농산물 가격은 조금만 올라도 국민 반발이 심해 대책을 세우기 어려운 면이 있다.
농식품부는 일단 지난 18일 진행한 김치 소비촉진 행사와 25일까지 진행되는 추석 맞이 농산물 특별 판촉행사 등 공급과잉을 보이는 고랭지 배추, 무 등 농산물 소비 진작에 나서고 있다. 또 수매 비축 등을 통해 수급량 조절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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