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해양수산부
바다도 ''펄펄’… 보름빠른 고수온 특보에 악몽 재현 우려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2025. 7. 11
짧은 장마 이후 폭염이 이어지면서 수온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7월 24일 발령됐던 고수온 특보(주의보)가 올해는 7월 9일 발령되면서 보름 이상 빨라졌고, 본격적인 고수온기가 지속될 예정이어서 역대 최대 피해를 안겼던 지난해보다 강도가 더 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9일 오전 9시를 기해 서·남해 내만과 일부 연안 및 제주 연안에 고수온 주의보를 발령했다. 앞서 3일에는 고수온 예비특보(수온 25℃ 도달)를 발표했는데, 불과 6일 만에 특보로 전환된 것이다. 고수온 주의보(특보)는 수온이 28℃에 도달했거나 도달할 가능성이 있을 때 발령된다. 이날 오전 11시에는 37개 해역 중 4개 이상에 주의보가 내려짐에 따라 고수온 위기경보 ‘경계’ 단계도 함께 발령됐다.
10일 국립수산과학원 고수온속보에 따르면 계속되는 폭염의 영향으로 서해와 남해 내만과 연안을 중심으로 수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미 30℃를 넘는 해역도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다. 함평만은 최고 31.7℃까지 올랐으며, 가막만 30.4℃, 득량만 30.2℃를 기록하고 있다. 서해 남부 연안 27.5~29.7℃, 남해 연안 19.8~27.8℃, 제주 연안 19.0~28.7℃ 역시 뜨거워지는 상황이다.
짧은 장마 이후 이어진 폭염으로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고수온 현상이 발생하면서 관계당국도 긴장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고수온 위기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함에 따라 비상대책반을 통해 현장 대응상황을 매일 점검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과 지자체는 ‘현장대응반’을 구성하고 양식 현장을 방문해 고수온 피해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열린 제3차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자연재해를 막을 수는 없겠지만, 피해 확대를 막을 수는 있다”며, 각 부처가 가용한 행정력을 총동원해 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양식어가’를 직접 언급하며 피해 방지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지난해에는 71일간 역대 최장기간 고수온 특보가 이어지면서 양식수산물 피해액이 1430억원에 달했다. 올해는 고수온 시작 시점이 더 앞당겨진 데다, 기상청도 올 여름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으면서 지난해와 같은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인성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 과장은 “올해 고수온 발생 양상은 지난해와는 완전히 다르다. 지난해에는 장마가 7월 20~25일 끝나고나서 수온이 급상승했으며, 이 현상이 초가을까지 이어졌다. 반면 올해는 6월 초까지 수온이 낮은 수준이었다가 장마가 이례적으로 빨리 소멸되면서 6월 하순부터 폭염이 나타나 수온이 급격히 상승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인성 과장은 “초여름부터 폭염과 고수온이 동시에 나타난 점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다행히 최근 며칠간 수온이 더 상승하지 않고 유지되고 있으며, 일부 해역에는 강우나 마지막 장맛비의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예측하기 조심스럽지만, 단기적으로는 지금과 같은 급격한 수온 상승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고, 폭염도 다소 주춤해질 것이라는 기상 전망도 있다. 고수온 피해가 확대되지 않도록 양식수산물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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