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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타들어가는 농촌] 검게 타버린 벼, 쩍 갈라진 논·밭···“기우제라도 지낼 판”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5-07-13 조회 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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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만 한농연고성군연합회장이 말라버린 논과 밭을 점검하며 답답한 심경을 전하고 있다.
* 지속된 가뭄으로 바닥이 드러나고 갈라진 논.
* 8일 오후 충남 아산시 소재 밭 전경. 이날 아산시는 최고기온 37.6도를 기록했다.



          강원·충남



                                                                 한국농어민신문  송해창, 이우정 기자  2025. 7. 11



    # 강원 영동지역 극심한 가뭄 


     가뭄 지속에 바닥 드러낸 하천

     급수차 불러가며 정식 이어가

     영동지역 저수율 경계·심각단계


 영동지역을 중심으로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강원 농업인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9일 방문한 고성 도원리의 한 마을, 실종된 비에 말라가는 논과 밭처럼 타들어 가고 갈라져 버린 농업인들의 마음에서 곡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지속된 가뭄에 당장 농업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논과 밭에는 사람을 찾기 힘들었지만 바닥이 보이는 하천에서라도 물을 길어와 보기 위해 양수기 작업을 시도하거나 집에서 물을 나르기도 하는 등 타들어 가는 농작물들을 살려보고자 물을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농업인들도 있었다.

밭을 멍하니 바라보기만 하던 한 농업인은 "도로에 있는 소화 용수 시설에서 물을 끌어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절박한 상황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성에서 2만평 규모로 벼농사를 짓고 있는 김병만 한농연고성군연합회장도 지속된 가뭄에 논이 바닥을 보이고 갈라졌으며 화상을 입은듯 벼가 까맣게 변하는 피해를 입었다.

김병만 회장은 "비가 오지 않아 논이 바닥을 드러내고 갈라졌는데 7일부터 도원저수지에서 내려온 물이 갈라진 곳으로 스며들며 논이 터지기도 했다"며 "장마철에나 논둑이 터지는 거지 가뭄 때문에 이런 건 농사지으면서 처음이다"고 허탈해했다.

이어 "현재 도원리, 아야진 등의 농가는 근처에 수량이 풍부한 계곡이 거의 없기에 도원저수지 하나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저수지 물을 7일부터 공급하기 시작했는데 적어도 물을 미리 내보냈으면 이렇게까지 피해보지는 않았을 것이다"며 안타까워했다.

타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강릉 왕산면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희주 한농연강원특별자치도연합회 감사는 심각한 가뭄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해 배추밭과 감자밭에 물을 주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역부족이라 물을 확보하고 나르는 데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희주 감사는 “강릉의 주요 취수원인 오봉저수지도 바닥을 보이는 심각한 상황이다”며 “때문에 현재 강릉 농가들은 농작물을 살려보고자 물을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마른하늘만 바라보며 비가 오기만을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안반데기의 배추 농가의 경우 현재까지 정식이 이어지고 있어 많은 물이 필요한 상황이라 더욱 분주하다.

안반데기의 한 배추 농가는 “하루종일 물을 나르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음에도 가뭄이 너무 심각해 농작물 생육이 무사히 진행될지 모르겠다”며 “급한 마음에 급수차를 부르면서까지 정식을 이어가고 있지만 급수차 1대를 하루 부르는 데에만 100만원이 넘게 들어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김희주 한농연강원특별자치도연합회 감사는 “현실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하고 가뭄은 무엇보다 대비가 중요한 만큼 추후 가뭄 피해 최소화를 위한 농업용수 확보 대비책을 더욱 철저히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농어촌공사 저수율 현황을 보면 10일 기준 강원 영동지역 저수율은 강릉 33.6%, 고성 33.4%, 양양 34.3%로 가뭄 위험 수준 경계 단계이며, 삼척 29.6%, 속초 23.6%로 심각 단계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강원특별자치도도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도는 영동지역을 비롯한 도내 11개 시군에서 강수량 부족으로 기상 가뭄 지역이 확대되고 있어 여름철 가뭄 피해 최소화를 위한 선제적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관계기관 회의를 9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가뭄 단계별 대응 전략에 따른 조치사항과 비상용수원 개발, 재해 저감사업 발굴, 기관 간 협업체계 구축, 역할 분담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고성 = 이우정 기자



     # 폭염경보 충남, 부여·공주서 사망사고


     폐사 돼지·닭도 5만1222마리

     당분간 폭염·열대야 지속

     취약지역 순찰·쉼터 운영 추진


 충남에 올해 첫 폭염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온열질환으로 인한 농업인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도는 비상근무, 취약지역 순찰 등으로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대전지방기상청은 8일 오전 10시를 기해 충남에 올해 첫 전 지역 폭염경보를 발효했다. 당일 아산시와 부여군은 최고기온 37.6도를 기록했다. 당진시도 37.1도까지 오르는 등 충남 곳곳이 무더위로 들끓었다.

폭염으로 인한 인명사고도 발생했다. 도에 따르면 5일 오후 2시경 부여군에서 밭일을 하던 A(76) 씨가 쓰러졌다. 의식이 없던 A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7일 숨졌다. 추정사인은 열사병이다. 8일 오후 1시 30분경에는 공주시에서 논일을 하던 B(96) 씨가 열사병으로 사망했다. 8일 기준 도내 온열질환자는 사망자 2명 포함 총 51명이다.

축산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6월 30일~7월 8일 더위로 인한 가축폐사는 농장 158곳, 돼지·닭 등 5만1222마리로 집계됐다. 홍성군 소재 양돈농가 관계자는 “날이 더우니 사료를 먹여도 (돼지들) 살이 찌지 않는다. 밤새 냉풍기를 가동해야 간신히 24도를 유지한다”며 “축사 곳곳에 돼지들이 축 늘어져 있다. 폐사를 피하더라도 돼지 등급이 많이 떨어질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도와 15개 시·군은 8일 오전 11시부로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도·시·군 공무원 208명을 투입해 취약계층 안전 확인, 취약지역 순찰 등을 실시 중이다. 무더위쉼터 5593개소와 저감시설 1633개소 운영도 병행하고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10일 무더위쉼터로 지정된 홍성군·공주시 소재 경로당 2곳을 방문해 운영현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냉방기기 가동 상황, 응급의약품 구비 현황 등을 살핀 후 무더위쉼터 이용객들의 건의사항을 청취했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기후변화로 기록적인 폭염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을 추진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무더위는 지속될 전망이다. 대전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충남지역에 폭염과 열대야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온열질환 등 피해가 우려된다”며 “야외활동과 외출을 자제하고 야외작업 시에는 시원한 물과 그늘에서 쉬는 등 건강관리에 유의해 달라”고 말했다.

 
  홍성=송해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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