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길웅 한국농어촌공사 충남 아산지사장이 중앙제어소 모니터를 통해 저수지 저수율, 배수장 펌프 가동 현황 등 수리시설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 아산 백암배수장에 설치된 수위계측장치(동그라미 표시 부분). 이를 통해 초음파로 실시간 계측된 정보는 중앙제어소로 전송돼 시설물 제어에 활용된다.
[극한기후시대]
실시간 기상 맞춰 중앙 제어
사전 조치 통해 피해 최소화
농민신문 아산=지유리 기자 2025. 7. 11
“모니터를 통해 저수지와 양수장·배수장의 상태, 기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합니다. 수위가 오르는 등 변화가 감지되면 시설별로 위기 단계가 표시되고 그에 맞춰 컴퓨터로 즉각 수문을 열거나 배수 펌프를 가동합니다.”
9일 심길웅 한국농어촌공사 충남 아산지사장은 사무실에 마련된 중앙제어소에서 모니터를 통해 시설물을 살피며 설명했다. 이날 아산의 낮 기온은 36℃. 폭염경보가 발효된 날씨에 일일이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마우스 클릭 몇번만으로 관내 저수지 10곳, 양수장 63곳, 배수장 10곳 등 114개의 수리시설 현황을 점검했다. 이처럼 효율적인 물관리가 가능한 건 ‘물관리자동화시스템’ 덕분이다.
물관리자동화시스템은 저수지 등에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수위 계측장치,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원격단말장치(RTU)를 설치해 계측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중앙제어소로 전송해 원격으로 시설물을 관리할 수 있는 장치다. 저수지의 경우 10분 단위, 양수장·배수장은 실시간으로 수위·저수율·제정고(높이) 등이 계측된다. 2001년 ‘농업용수 관리자동화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돼 지난해까지 전국 20개 지구에 구축됐다.
이러한 시스템의 가장 큰 기대효과는 ‘사전 대응’이다. 극한기후의 양상이 국지성 호우나 기습폭우처럼 ‘짧고 굵게’ 전개되는 흐름을 보이면서 재해 대응이 한발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심 지사장은 “이전까지는 현장에 인력이 나가 상황을 판단하고 조치를 취했는데 지금은 중앙제어소에서 원격으로 시설물을 가동할 수 있다”며 “현장 출동 시간을 줄인 것이 피해를 최소화하고 재해를 막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스템은 농업용수 절약에도 도움이 된다. 저수량과 농업용수 수요량·공급현황을 바로 파악하고 농업용수를 필요한 만큼 적시적소에 공급할 수 있어서다.
다만 사업이 시행된 지 24년이 지나며 초기 구축된 시스템이 노후화돼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예산은 한정돼 있는데, 당장 저수지 등 시설 개보수가 시급한 현안이다 보니 시스템 업데이트는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도 “이상기후 시대에 물관리자동화시스템의 중요성이 큰 만큼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했다.
이밖에 기후변화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스마트 물관리’ 체계가 다방면으로 구축되고 있다.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10만여㎞의 용수로·배수로 계통도가 디지털로 작성됐다. 물관리자동화시스템 등에서 축적한 정보와 기상청 날씨빅데이터를 결합해 인공지능(AI) 기반 홍수 예·경보 시스템도 시범사업을 거쳐 본격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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