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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과 (사)전국사과생산자협회가 폭염특보가 발효된 9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미국산 사과 수입 반대를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농민의길·사과협회, 대통령실 앞서 이재명정부 사과 수입 시도 강력 규탄
농가 생존권 및 국민 건강 위협하는 검역 완화 논의 즉각 중단 촉구
‘국민주권정부’ 무색한 행보, “농업·농민에 일방적 희생 강요 말아야”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2025. 7. 9
미국 트럼프정부가 내달 1일부터 한국에 25% 이상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는 서한을 공개해 산업 전반이 큰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일부 언론을 통해 정부가 미국과의 통상 협상 대응 방안 중 하나로 사과 수입 허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에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상임대표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농민의길)과 전국사과생산자협회(회장 박성훈, 사과협회)는 지난 8일 성명을 통해 미국산 사과 수입 허용 및 검역 조건 완화 논의 즉각 중단 및 백지화를 촉구했으며, 9일에는 대통령실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농민 생존권과 먹거리 주권 수호를 위한 전면 투쟁을 선언했다.
9일 한낮 최고기온이 36℃를 상회할 만큼 폭염이 맹렬한 기세를 부렸지만,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을 찾은 경북 청송·안동 등 주산지 사과 재배 농민들은 손피켓을 치켜든 채 정부의 사과 수입 시도가 농업 말살 행위와도 같다고 소리쳤다.
가장 먼저 하원오 농민의길 상임대표는 “이상기후와 산불로 주산지 경북지역 사과 재배 농민들의 피해가 막심한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에서 통상 협상 카드로 미국산 사과 수입을 검토 중이라 한다. 농산물을 희생양 삼는 이재명정부의 통상 정책을 우리 농민들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끝까지 식량주권 수호를 위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북 봉화에서 상경한 김규헌 사과협회 부회장은 “사과는 우리나라 과수 재배면적과 생산량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표 과일인 만큼 수많은 농가의 생계와 직결된 품목이다. 사과 재배 농민 대부분이 기후변화, 고령화, 생산비 급등 등 이미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미국산 사과까지 수입된다면 고사 직전의 국내 사과 농업의 결정타가 될 것”이라며 “농산물을 통상 협상의 카드로 사용하는 행위는 국민의 식탁과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포기하는 무책임한 처사인 만큼 정부는 관련 논의를 즉각 철회하고 국내 사과 산업 보호·육성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난 3월 산불 피해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안동지역 사과 과수원 상황과 복구에 매진 중인 농민들 소식을 전한 황상기 사과협회 부회장은 정부의 사과 수입 시도가 농민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일일 뿐 아니라 농민을 버리는 일과 같다고 힘줘 말했다.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천막도 치지 못한 채 대통령실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인 불과 일주일 전 상황을 언급하며, 작금의 사태는 이재명정부가 유임한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내란농정’의 연장선이라고 질타했다. 정영이 회장은 “이게 바로 농민들이 송미령 장관 유임을 반대하는 이유다. 송 장관은 윤석열정부 때부터 미국발 통상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검역 완화와 수입 개방 검토를 진행한 바 있다”며 “국민주권정부라는 이재명정부가 송 장관의 이러한 검역 완화를 ‘실용’이라 판단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미국산 사과 수입은 그동안 농민들이 지켜온 먹거리 첨병을 무너뜨리는 처사다. 농민들은 이를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8단계 검역, 즉 사과 비관세장벽이 뚫리면 모든 게 뚫린다는 생각으로 흐트러짐 없이 투쟁하겠다”고 선포했다.
이어 박성훈 사과협회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에 △졸속 통상 협상을 즉각 중단할 것 △검역 조건 완화 논의를 전면 백지화할 것 △국내 사과 농가 및 관련 단체 의견을 반영할 것 △국민 먹거리 주권을 수호할 강력한 의지를 천명할 것 등을 촉구한 뒤 단기적인 통상 압력에 굴복하지 말고 장기적인 국가 이익을 위한 현명한 결정을 내려달라 당부했다.
한편 이날 농민의길과 사과협회는 기자회견문을 기반으로 한 건의문을 주산지 행정기관 및 대통령실 등에 전달할 계획이라 밝혔다. 또한 농민의길과 사과협회는 오는 11일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의 ‘트럼프 경제·일자리·먹거리 안보 위협 저지 2차 공동행동’에 동참해 관련 대응을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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