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대목 앞두고도 조용
출하량은 전년비 늘어나
이달 내내 고전 면치 못할 듯
김장시즌과 더불어 배추와 무의 주 소비시즌인 추석대목이 다가오고 있지만 이들 산지가 너무나 고요하다.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는 시세에 매기가 뚝 끊긴 상황이라는 것이 산지의 전언.
3일 현재 가락시장에서 배추 시세는 5167원(10kg 상품)으로 이달 들어 5000원대 초중반선에 배추 평균 경락가가 형성되고 있다. 출하량 증가와 소비침체가 겹쳐 계속 하락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9월 고랭지배추 산지 출하량은 지난해 및 평년보다 각각 16%, 10%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9월 내내 시세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고되고 있는 것.
무도 비슷한 흐름. 3일 가락시장에서 무 평균 상장 경락가는 8108원으로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시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농업관측센터의 9월 중·하순 전망도 추석 수요로 소비량이 평소보다 증가하지만 평년 대비 출하량이 많아 가격은 평년보다 낮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렇듯 배추와 무 시세가 바닥세를 보이고 전망도 어두워지면서 예년 같으면 이 시기 추석을 앞두고 계약이 대부분 마무리됐어야 할 산지에선 판로가 확보되지 못한 물량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일부 농가의 경우 9월 출하물량의 파종기인 늦봄과 초여름 파종 시 재배면적이 감소할 것으로 나타나 이로 인해 추석 대목 시세가 비교적 괜찮을 것으로 판단, 계약을 하지 않고 자비로 재배에 들어간 곳도 많다.
하지만 현재 단가는 물론 추석 대목 시세도 낮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산지에서 거래가 끊겨 있는 상황이다.
지역의 한 산지유통인은 “계약해서 출하하면 손해라고 보는 유통인들이 많다. 파종 즈음에 이미 계약한 산지유통인들의 경우 계속 시세가 안 좋아 최대한 추석 대목에 맞춰 출하하려고 하고 있어 앞으로 물량이 더 나올 수도 있다”며 “지금 산지에 가서 계약하려는 산지유통인들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관하다”고 말했다.
애간장이 타는 것은 계약을 마치지 못한 농가들. 강원도 정선에서 배추와 무를 재배하는 한 농가는 “어디 배추공장이나 산지유통인 아는 사람 없느냐”고 반문한 뒤 “많은 농가들이 나자빠지게 생겼다. 최악의 추석대목이 될 것 같다”고 현 산지 실태를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주말 농식품부에서 배추 산지에 방문, 수급동향만 파악했는데 이런 실태는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정부에선 추석 물량이 제대로 나오고 가격이 소비자에게 안정적일지 고민하기보다 대대적인 소비대책이 마련돼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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