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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창간특집] “지역위기, 수도권 집중 정책을 깨야 풀린다”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5-07-07 조회 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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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_구자인 마을연구소 일소공도협동조합 소장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편집국장  2025. 7. 6



 인구의 절반 이상이 밀집해 사는 수도권과 빈집이 넘쳐나는 농촌지역, 대한민국의 도시와 농촌은 극명한 양극화 구조에 놓여있다. 도시민들이 상상할 수 없는 열악한 대중교통·의료·교육 문제나 연평균 1000만원도 안되는 농업소득은 지역의 위태로운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농촌에 활력을 되찾아야 한다. 충남 홍성군 장곡면 ‘마을연구소 일소공도협동조합’의 구자인 소장은 주민이 주도하는 지역사회 만들기에 연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2일 연구소에서 구자인 소장에게 지역위기를 넘어설 해법을 물었다. 



   지역문제를 연구하게 된 계기부터 듣고 싶다

청년시절 도시에서 주민자치관련 주민운동, 환경운동을 하면서 활동을 했다. 활동을 하면 할수록 도시 자체로는 문제를 풀기 어렵고, 농촌이 안정되고 지속가능해야 도시 문제도 풀린다는 결론에 닿았다. 군대에서 평생 할 일로 내린 결론이, 주민 속에서 지역운동을 하자는 것이었다. 뒤늦게 일본 유학도 6년 반 다녀왔다. 일본 농업현장을 보면서 경쟁구조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내적 힘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을 주민들의 힘을 키우자는 것이다.


   지역위기·지역양극화 문제가 심각한데,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까

우선 지역위기의 원인을 농촌에서 찾으면 안된다. 수도권 집중 문제를 깨뜨리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수도권에 권력이 집중돼 있으니 예산, 법, 제도 모두 수도권 중심으로 짜여지지 않나. 그러니 돈도 사람도 수도권에 쏠리고 이 구조 속에서 비수도권이 텅비고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즉 수도권 강화 정책을 통제하지 않고 농촌에 문제가 있으니 이걸 도와달라고 하면 안된다. 정책 집행의 관점을 전환해야 하는데, 농민·시민단체 활동가들의 관점도 바꿔야 한다.


   비수도권, 특히 농촌의 위기 문제로 좁혀 본다면

농촌정책의 근본과제를 4가지로 추려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정책 칸막이다. 농촌은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곳인데, 행정에서는 농업정책과 농촌정책을 각각 구분한다. 농업정책 담당자는 농촌 전체를 잘 보지 않는 식이다. 정주여건과 농산물 가격문제 등을 통합적으로 고민해 정책을 세우고 집행해야 한다. 민간단체도 마찬가지다.

두 번째는 공론의 장이 부재한 문제다. 지자체 농정은 읍면 주민들이 의견을 내는 공론장이 많아져야 하는데 행정에선 형식적 절차로 때우고 민간조직도 이 문제를 간과한다. 회의나 학습도 부족한 게 현실이다. 논의하지 않는다. 과거엔 농한기에 합숙하며 학습하고 밤샘 토론도 치열하게 했는데, 이런 모습을 보기 어렵다. 우리 지역에 꼭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숙고하는 시간이 없다 보니, 요즘 정책들은 단편적인 사업 몇 가지 꺼내고 끝인 경우가 많다.

세 번째는 주민주도 계획이 없다는 점이다. 내가 사는 지역 상황에 비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또 5년 후, 10년 후 지역을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가 비전을 제시하는 게 필요하다.

네 번째 행정도 주민도 읍면자치를 너무 모르고 있다. 군사정권이 들어선 1961년에 읍면주민자치권이 사라졌다. 군을 파견하고 농촌을 통제하면서 읍면자치권이 다 사라졌는데 그 의미를 되새겨 봐야 한다. 읍면 행정과 주민의 자치가 활성화 되지 않아 농촌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현재 시군까지만 주민자치가 가능한데, 생활권이 같은 읍면 주민들끼리 연대하고 협력해야 한다. 우리가 뭉치면 된다.


   열거한 근본과제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맞다, 간단치 않다. 근본과제를 계속 건드리면서 이걸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방향 속에서 우리가 답을 찾아야 한다. 근본과제를 풀기 위한 노력을 해야 농촌도 미래가 있다. 마을활동가일수록 미래 구상을 해야 하는데, 20년 이상 일하고 있지만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이렇게 하면 농촌의 미래가 밝겠는지 농민단체와 토론도 해보고 싶은데 그런 기회조차 여의치 않다.

지역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현재 핵심은 읍면자치권을 회복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21대 대통령선거에서 ‘읍면자치권확보를위한풀뿌리공동행동’에 참여해 3대 정책 10대 과제를 제시했는데, 주민자치권을 보장하고 읍면의 거버넌스를 혁신하며 행정과 재정 인프라 확충 등이 그 뼈대다.


   이재명 대통령 농정공약 중 지역위기 문제 해결에 유의미한 것이 있나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주권정부라고 명명했다. 농촌 읍면단위로 적용하면 주민주권이다. 국민의 기본권 확대 강화도 공약에 있는데, 가장 소외된 농촌 면단위 주민의 기본권에 정부가 주목해야 한다. 국가자치분권회의 신설 공약은 어떻게 개편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행정과 민간의 역할 규정 그리고 그 사이 중간지원조직의 역할까지 명확해야 한다.


   지역이 주체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건 알겠지만 농촌엔 사람이 없지 않나

사람은 있다. 이들을 모을 기회가 없었고 모을 생각을 안한 것일 뿐. 굴러온 돌 박힌 돌을 가리는 우리 안의 칸막이가 협력하고 논의하는 구조를 만들지 못했다. 주민자치회를 어떻게 실질화 할 것인지 고민하고, 책도 읽고 강의도 들어보자. 지역의 농업구조와 농산물 판매 유통전략은 어떻게 개편할 것인가. 이런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하려 하면 현재의 단체들 예컨대 이장협의회, 주민자치회 등 지역의 단체와 협의하고 더 깊게 뭉쳐야 한다.

현재의 농민운동은 광장에서 요구하는 것에 무게중심을 둬 지역전략이나 지역운동은 잊어버린 게 아닌가 싶다. 농산물 가격 같은 농업문제는 농촌에서 매우 중요하지만, 농촌을 구성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문제도 함께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농민회가 중심이 돼 같이 할 사람을 찾고 농업소득 보장과 지역사회 권리찾기로 확장해 내야 한다.

농촌에서 농업은 기본이다. 농업의 경제적 가치 외에도 사회적 역할 즉 교육, 돌봄기능 등의 맥락에서 길을 찾는다면 대도시 시장에 기댄 판로뿐만 아니라 농민과 지역주민 주도의 안전 판매망 구축까지 또 다른 길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더 있다면

농촌이 뿌리라면 도시가 꽃이다. 우리 사회가 발전하려면 뿌리가 튼튼해야 한다. 이를 위해 도시민들이 농촌을 더 경험해야 한다. 관계인구 이런 걸로 농촌지역 과소화 등의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 생산하지 않고 소비만 하는 도시, 농촌 희생 위에 선 도시는 죄책감을 가져야 한다. 농촌을 더 배우고 경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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