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촌, 확연한 여건 차이
건강·여가시설 결핍 격차 커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2025. 7. 6
인구감소와 지역소멸의 위기는 생활 전반에 필수적인 시설의 격차로도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건강·보육·교육·안전·여가 등 생활 기반 공공시설은 설치 후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운영·관리해야 하는 만큼 인구수 등을 기반으로 한 세수 규모에 따라 편차가 나타날 수밖에 없어서다. 이러한 생활 필수 시설 등의 지역별 격차는 국토지리원이 매년 실시하는 국토조사에서 확연히 드러나는데, 농촌지역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광역지자체의 생활·복지 결핍이 컸다.
먼저 국토지리원 ‘2023 국토조사 보고서’에 따라 공원, 공공체육시설의 평균 접근거리가 가장 먼 광역지자체는 경상남·북도, 강원특별자치도, 전라남·북도, 대구광역시 등으로 확인됐다. 온종일 돌봄센터 평균 접근거리는 강원도·경북도·충북도·경남도·전남도 순으로 멀었다. 종합병원을 비롯해 응급의료시설 등의 접근성 또한 앞선 시설 등과 마찬가지로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를 비롯해 충북도 등에서 가장 낙후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중에서도 강원도의 생활·복지 기반이 가장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원도는 의원·종합병원·응급의료시설·약국 등 대부분 항목에서의 평균 접근 거리가 광역지자체 중 가장 길었으며, 최상위권인 서울과 비교해 도로 이동거리가 많게는 약 15배나 차이 났다. 예를 들어 종합병원까지의 도로 이동거리가 서울특별시는 2.73km에 불과한 반면, 강원도는 29.32km였고 뒤를 이어 경남도 및 경북도가 각각 29.16km, 25.15km로 멀었다.
뿐만 아니라 국토연구원이 지난 2021년 발행한 ‘지역밀착형 생활SOC 정책을 위한 복합결핍지수 개발 및 활용 방안 보고서(보고서)’에선 내륙 및 산간 농촌지역의 복합결핍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형 복합결핍지수는 국민이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건강, 소득, 고용, 교육, 주거, 생활환경, 안전, 여가 등 7대 필수영역에 대한 결핍 정도를 종합적으로 진단해 지역 여건의 차이를 상대적으로 측정한 지수다. 복합결핍지수(MDI)와 생활SOC결핍지수(LDI), 시설별 공간결핍지수(SDI)로 구분되며 이 중 MDI는 어느 지역이 어떤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결핍돼 있는지를 나타낸다.
MDI를 활용해 지역별 생활여건을 분석한 보고서는 시군구별 생활여건 격차를 10등급으로 구분했는데, 수도권과 대전·세종, 광역시급 도시의 생활여건은 양호한 편으로 나타났고 내륙·산간 농촌지역일수록 결핍도가 높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병·의원, 약국, 식료품, 편의점 등의 건강시설 수가 인구 1000명당 0개인 읍면동이 88개였는데, 시도별로 경남도가 24개로 가장 많았고, △경북도 20개 △전남도 14개 △강원도 10개 △경기도·전북도 각 7개 △충북도 3개 △대전광역시·인천광역시·충남도 각 1개 등이었다. 다만 인천광역시(동구 송림1동)의 경우 주택재개발 정비 사업이 진행 중인 지역이었고, 대전광역시(동구 대청동)는 개발제한구역 및 상수원보호구역 등 규제가 많은 지역으로 확인됐다.
또 보육·교육시설은 물론 안전시설(경찰서·소방서·응급의료시설) 결핍지역 또한 광역시도보다 경상도, 전라도 및 충청도와 강원도에 집중된 경향을 보였으며, 특히나 경상도의 해당 시설 접근성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아울러 보고서에 따르면 국공립 및 작은도서관, 공공체육시설, 공원 등 여가시설은 2019년 기준 전국에 3만8637개소가 있는데, 전국 3493개 읍면동 중 여가시설이 단 한 개도 없는 지역은 136개로 확인됐다. 나머지 지역에는 평균 약 11개소의 시설이 입지해 있었다. 서비스권역 내 인구비율 기준으로 여가시설이 결핍된 하위 12% 지역은 앞선 사례와 비슷하게 경상도, 전라도와 충청도 및 강원도 등이었다. 인천광역시를 제외한 나머지 특광역시에는 결핍지역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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