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부담 매년 커져 한계상황 직면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지급 검토를
농민신문 2025. 7. 4
올해 농업분야에 공급되는 외국인 근로자는 총 9만6633명이다. 고용허가제(E-9)로 1만명, 계절근로자로 상·하반기 합쳐 8만6633명이 들어왔거나 올 예정이다. 고용허가제 인력은 지난해보다 6000명이 줄어든 반면 계절근로자는 4만1002명이 증가한 규모다. 외국인 근로자는 이제 농촌에서 없어서는 안될 영농 동반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폭행·임금체불 등 인권침해 문제가 이따금 발생하지만 전반적으로 고용주인 농민들의 인식이 바뀌면서 외국인 근로자의 처우가 대폭 개선된 건 분명하다. 특히 정부는 2026년까지 20개소의 전용 기숙사 건립을 추진하는 등 주거 여건 향상에 힘쓰고 있다. NH농협은행·NH농협손해보험이 ‘E8패키지’ ‘공공형 계절근로 종합보험’과 같은 외국인 근로자 금융을 지원하고 사업을 수행하는 농협의 각종 운영 리스크를 보장하는 상품을 출시한 것처럼 각계에서 이들의 안정적 정착과 활동을 직간접적으로 돕고 있다.
그런데 긍정적 평가를 받는 외국인 계절근로사업이 변곡점에 다다른 모양새다. 임금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면 농가는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하면서도 체류기간 중 주당 35시간의 근로를 보장해야 한다. 일례로 한달에 26일, 하루 8시간 일을 시킬 때 1인당 월 210만∼215만원, 잔업이 많은 시기엔 270만∼280만원을 지급하는 실정이다. 최근 최저임금위원회 논의 동향을 보면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 시간당 1만30원보다 최소 0.8% 인상된 1만110원(경영계 수정안)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용노동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3개월 이상 근무한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한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농가를 옥죄는 형국이다.
농가들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이유는 농사를 지어 돈을 벌기 위해서다. 최저가격이 보장되지 않는 탓에 농산물을 팔아 얻는 수익은 불명확한데 고정비인 노무비는 더 오른다고 하니 한계 상황에 몰리는 것이다. 농업·농민이 살아야 외국인 근로자도 공생할 수 있다. 주객이 전도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외국인 근로자 임금이 농민의 발목을 잡는 일은 없도록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찬반 논쟁이 뜨거운 이슈지만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지급을 농업분야에 시범 적용하는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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