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조직 구성…온라인쇼핑몰 등 새 수요처 발굴
중도매인 애로 적극해결…안정적 판로확보 지원
서울 가락·강서시장 내 도매법인과 공판장들이 정가·수의매매 활성화에 힘쓰고 있어 주목된다.
판로개척·관리 등 소비지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담조직을 신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도매시장 내 ‘분산주체’인 중도매인들의 주 거래처가 기존 전통시장과 중소형마트 등에 국한돼 있는 상황을 타개하려면 온라인 쇼핑몰과 소셜커머스·외식 프랜차이즈 등 새로운 수요처 발굴 등에 전문성을 갖춘 전담조직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다.
동부팜청과㈜는 올들어 마케팅본부를 신설해 수도권 중소형마트 연합단체, 프랜차이즈 외식업체 등과 정가·수의매매를 추진하며 경매 이외의 수익원 찾기에 나섰다.
서울청과㈜ 역시 올초 마케팅팀을 신설, 무화과·아스파라거스 등 정가·수의매매가 효율적인 품목을 발굴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일부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무화과의 경우 지난해 170t이었던 취급물량이 올 연말까지 320t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흥 동부팜청과 이사는 “산지 관리에 전문성이 높은 경매사들이 판로를 개척하고 소비지의 요구에 맞춰 상품을 개발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마케팅조직을 신설한 것은 이러한 일을 전담케 하고 경매사들과의 협업체계를 보다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처와 관련된 중도매인들의 각종 애로사항을 해결함으로써 정가·수의매매 활성화를 꾀하는 곳도 있다.
대아청과㈜는 거래처의 담보비율과 자산현황 등을 파악해 부실한 곳을 걸러주는 등으로 중도매인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유지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김진구 대아청과 경매사는 “밭떼기 등으로 산지 직거래를 시도한 가공업체와 중소형 마트 등이 손실을 입고서 도매법인의 문을 두드릴 때가 있는데, 물류비 절감과 적정품질 유지 등의 방법으로 이들과의 거래를 유지하고 능력 있는 중도매인들과 정가·수의매매를 지속할 수 있도록 연결하고 있다”고 했다.
중도매인들에 대한 도매법인의 이 같은 지원은 미수금 발생에 따른 도매법인 손실을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판단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런 추세에 맞춰 도매법인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구문회 강서청과㈜ 기획관리팀장은 “도매시장 유통경로 밖에서 농산물을 취급하는 업체들은 단가를 정해 일정기간 거래하는 정가·수의매매 방식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만큼 상품화·납품방식 등 이들의 요구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규제를 풀고, 이들이 도매시장 내 거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21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주최로 열린 ‘정가·수의매매 우수사례 발표회’에선 이 같은 내용의 도매법인과 공판장의 자구노력들이 소개됐다. 심사를 통해 농협강서공판장이 최우수상을, 동부팜청과가 우수상을 받았다.
이성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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