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쌀값이 20만원대에 안착하며 안정적인 회복세를 띠고 있다. 쌀값 급등을 우려했던 정부는 당분간 산지 유통 흐름을 주시하겠다는 방침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6월25일자 산지 쌀값은 80㎏들이 한가마당 평균 20만3760원을 기록했다. 전 순기(20만1680원)보다 1% 상승한 수치다.
2023년 11월5일 이후 20만원대가 무너졌던 산지 쌀값은 약 1년7개월 만인 올 6월15일 20만원대를 가까스로 회복했다. 이후에도 산지 유통업체의 쌀 재고 부족이 이어지면서 쌀값 상승세가 유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강형준 GSnJ 인스티튜트 연구원은 “6월25일 산지 쌀값 기준 지난해 수확기(10∼12월)보다 10.3% 오른 계절진폭이 발생한 상황”이라며 “시장 재고량이 지속 감소하면서 상승 기조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지에선 당분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미곡종합처리장(RPC) 등의 벼 매입가격은 40㎏ 기준 7만2000원선까지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 RPC의 원료곡 가격이 오르면서 쌀값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용경 전남 장흥 정남진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는 “벼를 7만2000원(40㎏ 기준)에 매입했으면 쌀값은 5만1000원(20㎏ 기준) 이상 받아야 한다”며 “현 상태가 유지될 경우 쌀값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다만 8월 중순부터 강원 철원 등을 시작으로 2025년산 쌀 수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그 이전에는 원료곡 수급문제가 해소될 것이란 예측도 제기된다.
이성봉 전국RPC연합회장은 “현재 벼를 갖고 있는 업체들의 경우 신곡이 나오기 이전 물량을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이달부턴 무더위로 쌀 소비 비수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상승세가 완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산지 쌀값이 3순기 연속 1% 이상 상승했음에도 농림축산식품부는 공공비축미 공매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산지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벼 재고 현황과 판매 계획을 파악하는 등 수급 상황 점검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식량정책과 관계자는 “산지에 대한 공매 수요조사를 시행한 뒤 가격 추이 등을 보고 다시 논의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생산자들은 쌀 수확기를 앞둔 시점에서의 공매는 위험하다는 의견을 거듭 밝혔다. 임병희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현재 쌀값 추이는 2023년 수준으로 회복해가는 과정”이라며 “공매를 진행할 경우 쌀값 회복 억제책이 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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