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문서

common

> 게시판 > 농산물뉴스

[한국농어민신문] 이재명 정부, ‘분산’을 화두로 삼아야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5-07-02	조회	246
첨부파일

[하승수의 시시비비] 이재명 정부, ‘분산’을 화두로 삼아야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 2025. 7. 1

분명한 것은 기후위기, 지역위기, 저출생위기, 수도권 부동산 폭등 등을 포함한 복합적인 위기들은 ‘분산’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균형발전’이라는 모호한 말보다는 ‘분산’이라는 직접적인 표현이 더 적합하다

전쟁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도시는 살 곳이 못 된다. 그래서 역사적으로 보면, 전쟁과 같은 상황에서 사람들은 농촌을 찾는다. 2차 세계 대전 때도 그랬다. 도시에는 폭격이 집중되고, 상수도도 끊어지고, 식량 조달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이번에도 이스라엘-이란 전쟁이 벌어지자, 이란의 수도인 테헤란 시민들 중 상당수는 테헤란을 벗어나려고 했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본능이라고 할 수 있다.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면 전쟁에 준하는 재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지금 겪고 있는 이상기후는 더욱 심해지고 극단화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6월만 하더라도 프랑스 남서부의 기온이 39도를 기록하는 등 곳곳에서 이례적인 고온 현상이 나타났다. 반면 중국 남부는 폭우가 쏟아져서 물난리가 났다.

농촌도 재난에 취약하고,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특히 산불같은 재난에 대해서는 원인을 철저하게 조사해서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산불로 인해 피해를 입은 농민들에 대해서는 실효적인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큰 틀에서 보면 대도시는 재난에 더욱 취약하다. 대도시는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잘 되어 있어서, 안전한 것처럼 착각할 수 있다. 그러나 대도시는 기본적으로 외부로부터의 지원이 끊기면 유지될 수 없는 공간이다.

경제학자인 우석훈이 쓴 소설인 『당인리』는 대정전이 발생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대정전이 발생하면 서울은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된다. 엘리베이터의 전기가 끊겼을 때, 고층아파트에서의 삶이 유지가능하겠는가?

이런 극단적인 재난 상황을 가정하지 않더라도, 기본적으로 대도시로의 집중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특히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위기를 생각하면, 인구든 기업이든 분산하는 것이 맞다. 극단화되는 기후로 인해 발생할 국제적인 불안정 등 우리가 예상할 수 없는 상황들이 벌어질 수 있다.

또한 분명한 것은 기후위기가 식량위기를 낳을 수 있고, 그런 비상상황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외부로부터의 식량수급이 여의치 않을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그러려면 곡물자급률과 식량자급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 그것은 국가정책의 우선순위에 ‘식량주권’을 놓는 수밖에 없다. AI나 반도체 정도로 정책의 우선순위를 둬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인 인식전환도 필요하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농사도 경험하고, 농촌과 농업의 가치를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을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로 좁히는 것은 최악이다. 미국과 유럽의 많은 나라들은 식량자급이 가능한 국가들이지만, 대한민국은 전혀 다른 조건에 있다. 더구나 지금 아무리 재생가능에너지를 확대해도 이미 심각해진 기후위기를 되돌릴 방법은 없다. 기후위기는 지금보다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최선을 다한다고 해도, 속도를 늦추고 대비할 시간을 버는 정도이다.

오히려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면 핵심은 ‘분산’이다. 지금처럼 수도권으로 전력수요가 집중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전력문제를 해결하기도 어렵고, 안전성을 담보하기도 어렵다. 생산한 곳 가까이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 개념을 전기에도 도입해야 한다. 그러면 장거리 송전선도 필요없다. 서남해안이나 동해안에서 발전한 전력을 수도권으로 송전하기 위해 엄청난 재정적ㆍ사회적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재난이나 사고로 인해 초고압 송전망에 문제가 생길 경우에 겪을 수 있는 충격도 줄일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생각하면, 정부의 일차적인 관심은 ‘분산’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암울하다. 이재명 정부도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만 얘기할 뿐, 분산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을 하는지 모르겠다.

어떻게 보면, 지금의 민주당이 수도권 정당이 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민주당은 더 이상 호남 정당이 아니다. 대표, 원내대표 등 주요 직위에 거론되는 사람들도 주로 수도권에 기반을 둔 의원들이다. 그래서 비수도권 지역의 어려움, 농업ㆍ농촌의 어려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기후위기, 지역위기, 저출생위기, 수도권 부동산 폭등 등을 포함한 복합적인 위기들은 ‘분산’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균형발전’이라는 모호한 말보다는 ‘분산’이라는 직접적인 표현이 더 적합하다. 인구도 분산하고, 전력수요도 분산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분산되어야 덜 위험하고, 분산되어야 문제를 해결하기 쉽고, 분산되어야 사람들의 삶도 나아질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이 점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기를 바란다.

[농민신문] 농어촌 인구소멸지역 주민, 민생쿠폰 5만원 더 받는다

[한국농어민신문] 여름배추 ‘반쪽시들음병·선충’에 몸살···“정부 집중관리 나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