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통상자원부는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유예 시한 종료를 앞두고 6월 30일 ''한미 관세조치 협의 관련 공청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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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관세 유예 종료 앞두고 공청회
쌀 관세 인하·소고기 규제 완화 등
농축산물 ‘추가 개방 압력’ 촉각
한우협회는 공청회장 앞 집회도
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2025. 7. 1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유예 시한(7월8일) 종료가 임박한 가운데, 정부가 한미 관세 협상에서 농업 분야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농업의 민감성과 특수성을 감안해 협상에 임하겠다고 밝혔지만 농업계의 불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농업계는 정부가 이번 협상에서 농업을 결코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월 30일 서울 포스트타워에서 ‘한미 관세 협의 관련 공청회’를 개최했다. 미국이 한국에 부과한 25% 관세(기본관세 10%·상호관세 15%) 중 상호관세 유예 종료를 앞두고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다.
정부는 미국 측에 기본·상호·품목관세 등 모든 관세 조치의 철폐를 요구한다는 입장이지만 영국 사례를 감안하면 한미 협상 결과는 관세 부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협상을 완료한 영국은 기본 10% 관세를 수용한 가운데 자동차 등 일부 품목은 조건부로 25% 관세가 부과됐다.
농업계의 우려는 농축산물 시장의 추가 개방 가능성에 쏠려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025 국별무역장벽보고서’에서 한국의 GMO(유전자변형생물체) 승인 절차, 30개월령 미만으로 제한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일부 가공육 수입 제한 등을 문제 삼았고 체리·블루베리·사과·배 등 시장 접근 또는 수입 확대를 요구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한국이 수입쌀에 부과하는 관세에 대해 불만을 제기한 바 있어 쌀 수입 관세 인하 또는 저율관세할당(TRQ) 수입 물량 확대 등을 요구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가시지 않고 있다.
서진교 GS&J 인스티튜트 원장은 이날 공청회에서 “트럼프 정부의 일방적 관세 부과는 사실상 한미 FTA를 무력화시킨 것”이라며 “그럼에도 미국은 한미 FTA 체결로 농업 분야에서 상당한 특혜를 받아왔다. 이번 협상에서 추가 개방을 요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2년 한미 FTA 발효 이후 한국의 대미 농식품 무역수지는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서 원장은 “트럼프 정부 논리대로라면, 한국 역시 무역 적자를 이유로 미국산 농산물에 상호관세를 부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맞섰다.
이날 공청회장 앞에서는 전국한우협회를 중심으로 농업계의 반발 시위도 벌어졌다.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결사반대’, ‘식량주권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 등의 문구가 담긴 피켓이 공청회장 안팎에 등장했다.
민경천 전국한우협회장은 청중 발언에서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드시 막아 달라”고 정부에 강력히 요구했고, 황광보 고려인삼연합회장은 “그간 농업은 국가 성장이라는 이름으로 희생만 강요받았다”며 인삼을 민감 품목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했다.
협상 투명성을 강화하라는 요구도 이어졌다. 신미연 진보당 정책국장은 “농업은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미국과의 협상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진교 원장도 “전략상 비공개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이해관계자들에게는 일정 수준 이상의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성길 산업부 통상정책국장은 “비관세 조치 등 협상과정을 공개하면 국익에 해가 될 수 있다”며 “투명성과 전략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고자 국회 보고, 기자 브리핑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이미 FTA를 통해 농업 분야에서 혜택을 보고 있다”며 “정부는 농업의 민감성과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해 협상에 임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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