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부과한 상호관세 유예 시한(7월8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이 한국에 제기한 농업이슈인 ▲미국산 쇠고기 30개월령 이상 수입 제한 조치 해제 ▲유전자변형생물체(LMO) 수입 규제 완화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대응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 강화와 농업 부문 과제’에 따르면 쇠고기와 관련해 미국은 30개월령 이상 수입 제한과 특정 부속 부위 수입 금지 조치의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농경연은 그 배경으로 미국 내 소 사육마릿수 감소와 중국과의 무역 갈등을 지목했다. 미국의 쇠고기 수요는 연간 1270만t을 웃돌지만, 생산량은 2021년 1273만t에서 지난해 1229만t으로 감소한 데 이어 올해는 1181만t까지 줄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효 농경연 연구위원은 “30개월령 이상 수입 제한이 적용되는 한국으로 수출하기 위해서 도축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며 “이 제한을 해제하면 미국 생산자 입장에선 사육 기간을 늘려 사육마릿수를 일정 규모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중국과의 관세 충돌로 미국산 쇠고기 수출이 제약을 받는 상황에서, 비교적 장벽이 낮고 점유율이 높은 한국과 일본 시장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은 LMO·유전자변형식품(GMO) 규제 완화도 요구하고 있다. 농경연은 특히 최근 논란이 된 LMO 감자 수입문제는 국내 유전자변형 농산물 생산의 합법화 요구, 외국 기업의 유사 수출 확대 시도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보다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경연은 미국이 제기한 농업이슈가 협상용 카드일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한·미 간 무역 협상 쟁점은 농업이 아니라 자동차 및 철강에 대한 관세문제로 미국 협상단이 한국이 농업 관련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 주목해 이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 농업의 방어력을 높이기 위해 식량안보를 최우선 의제로 설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연구위원은 “기후위기가 체감되는 시대에 식량은 단순한 무역상품이 아니라, 국민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 자산”이라며 “반도체·자동차·철강과 같은 기간산업 부문에서 더 큰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논리가 식량안보보다 우선돼서는 안되는 시대임을 알아둬야 한다”고 했다.
미국의 통상 압박이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을 사전에 분석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지적된다. 쇠고기의 경우 수입량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더라도 한우 수급, 식품 안전 등의 요인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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