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송미령 장관 유임의 무게와 책임
한국농어민신문 2025. 6. 24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유임됐다. 정권이 교체된 상황에서 전임 정부의 장관이 그대로 유임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특히 송 장관은 윤석열 정부 시절 농업민생 4법을 ‘농망(농업 망치는)법’이라 규정하며 대통령에 재의를 요구, 농민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더구나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기간 내내 ‘농업 4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강하게 비판해 왔고, 그 어떤 후보자보다 농업에 애착을 보이며 ‘국가책임 농정’을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농업계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인사가 아닐 수 없다.
바로 이런 이유로 2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는 사실상 인사청문회를 방불케 했고,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야당 의원들보다 오히려 더 매섭게 송 장관을 질타하는 장면까지 연출됐다.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의원은 송 장관에게 농정 철학이 바뀐 것이지 따져 물었고, 같은 당 문금주 의원은 ‘농망법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는 송 장관 발언에 "들은 기억이 없다"며 명확한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농민단체의 반응도 엇갈린다. 정책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긍정적 시각도 있지만, 정권 철학과 맞지 않는 인사를 중용한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제 공은 송 장관 본인에게 넘어갔다. 유임에 동의한 순간부터 그 자리에 따르는 무게와 책임은 송 장관의 몫이다. 스스로 밝힌 ‘분골쇄신’의 자세가 선언에 그쳐선 안된다. 이재명 정부의 농정 철학에 맞는 새로운 농정을 설계하고 실천하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 이제는 말이 아닌 실천으로, ‘국가책임 농정’이라는 새로운 농정 기조를 어떻게 정책으로 구현할지 보여줘야 한다. 이번 유임은 기회이자 시험대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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