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 출범 직후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점검과 개선을 위한 준비 절차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자 농업계 내부에서도 농정 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하는 추세다. 이 가운데 특히 유통 부문, 도매시장 개혁에 대한 관심도가 농업계 내에서 높아지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공영도매시장인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조차 생산자 목소리를 제대로 묶어낼 장치가 부재하다는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지난 2019년 6월 전임 김경호 사장 임기 당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가락시장 품목별 생산자 협의회(협의회)’를 발족했다. 그간 부재했던 출하자, 즉 생산자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한 해당 협의회엔 당초 13개 품목 단체 대표자가 포함됐으며 추후 그 범위가 25개 품목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아울러 협의회는 공사 및 가락시장 유통 관계자와의 정기 회의를 통해 가락시장 거래제도 운영 현황 및 개선 방향 등에 대한 논의를 지속했으며, 작황 및 거래 실태에 대한 의견을 나눔으로써 상호 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초기 회장을 맡은 곽길성 전국대파생산자협의회 회장은 “케케묵은 가락시장 폐단을 바로잡고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의 이익을 위한 활동을 이어 갔었다. 품목별 생산자 대표자가 결집한 만큼 출하 농산물 품목별 대응이 가능했고 수입 농산물을 비롯해 공동의 문제 해결과 시장 발전을 위한 의미 있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공사 관계자는 당초 2년 임기를 염두에 두고 발족한 만큼 지난 2021년 6월까지만 협의회가 운영된 것이라 밝혔다. 사실상 현재는 폐지됐다는 의미다. 덧붙여 공사는 이를 대체해 2023년부터 생산자 의견 수렴을 위한 찾아가는 간담회를 분기별로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공사 전문위원으로 협의회 발족 및 활동 전반에 가장 깊이 관여했던 백혜숙 지속가능밥상포럼 대표는 협의회 활동 기한에 제한을 둔 바 없다고 강조했다. 백 대표는 “협의회는 단 2년 활동만을 위해 발족하지 않았다. 사장이 바뀐 뒤 공사 기조가 바뀌며 자연스레 폐지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협의회에선 신임 사장 취임 이후로도 활동 지속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백 대표는 협의회가 가진 의미와 역할을 강조하며 이재명정부의 농업개혁에 앞서 출하자 및 생산자, 소비자 목소리를 담아낼 협의회 재구성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곽길성 회장은 “현재 협의회 자체가 흐지부지됐지만, 현재도 협의회 소속 품목별 단체 대표들은 모임을 이어 나가고 있는 만큼 가까운 시일 내 협의회를 다시 되살리거나 아예 법인화하는 등의 방안을 모색 중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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