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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이재명 농정공약 깊이보기] 고령농 생계걱정 덜어야 은퇴 가능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5-06-22 조회 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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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22일 한농연 대선후보 비전발표회에서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농어민본부장을 맡은 임미애 의원이 답변하고 있다.




          ②농업인 퇴직연금제와 농지이양 은퇴직불제 (앞면에 이어)



                                                            한국농어민신문  이상길  농정전문기자  2025. 6. 20



     지난해 시행 본격화 됐지만

     목표대비 실적 1/3 그쳐

     농지 매도에 거부감 크고

     조합원 자격 박탈도 걸림돌


  2024년부터 시행된 농지이양 은퇴직불제는 1997년 도입된 ‘경영이양직불제’를 확대 개편한 것이다.

 경영이양직불제는 직불금 수령시 예상 소득이 농사짓는 소득보다 낮았고, 농지를 자녀에게 상속해주기를 원하는 경향으로 신청규모가 2020년 기준 총 788㏊(매도 208㏊·임대 580㏊)에 불과했다. 예산 역시 쪼그라들다가 2021년부터는 신규 가입자를 받지 않았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농지이양 은퇴직불을 시작하면서 가입대상과 지급기한, 면적당 직불금을 확대했다.

가입대상은 65∼74세에서 65∼79세로 늘렸고, 지급기한은 75세에서 84세까지 확대, 최대 10년간 지급하는 것으로 했다. 직불금은 매도의 경우 ha당 330만원에서 ha당 600만원으로, 매도조건부 임대는 250만원에서 480만원으로 인상했다.

하지만 2024년 실적은 3000ha 목표에 1000ha로, 경영이양직불제 실적과 비교했을 때 조금 늘긴 했지만 목표대비 1/3 수준에 그쳤다.

여전히 영농 은퇴와 농지 매도에 대한 거부감이 크고, 자녀들에게 농지를 상속해 주려는 경향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탓이다. 여기에 은퇴직불을 받게 되면 농업인 자격이 박탈(소유농지 300평 미만)돼 경영체 등록이 불가능해지면서 조합원 자격을 잃는 것도 이양을 주저하는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로 농지이양은퇴직불 매도조건부 임대에 가입한 한 농가는 “농협 조합원 자격을 잃게 돼 조합원으로서 이용해 오던 각종 사업 혜택이나 금리 혜택, 농협을 중심으로 하는 공동체 활동이 불가능하고, 농업인 건강보험료 지원도 중단돼 박탈감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식들이 농사지을 것이 아니면 청년들에게 농지를 이양해 주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이 문제 때문에 주춤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사업이 활성화되려면 이 부분이 개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가 높여 가입률 제고 목소리

     은퇴 후 수령가능 기대수익

     영농활동 기대수익과 같아야

     안정적 은퇴정책 설계 주문도


   ▲ 은퇴직불금 2배 인상 가능할까?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농어민본부장을 맡은 임미애 의원은 지난 5월 22일 한농연 대선후보 비전발표회에서 “농지이양은퇴직불제’를 전면 확대, 현재 1ha당 600만원인 단가를 1200만원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조합원 자격과 관련해서는 “후견인으로서 역할을 위해 농협법을 개정, 조합원 가입자격을 완화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같은 언급에 대해 현장 농민들은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전북 정읍의 한 농가는 “직불금을 올리면 당연히 농민들의 참여가 늘어날 것”이라며 “예산을 충분히 확보해서 최대한 올려줄수록 좋다”고 말했다.

최범진 실장은 “은퇴직불제의 경우 영농 자녀 상속 문제, 단가 현실화 등의 문제로 전국적인 확산이 어려웠던 만큼 단가 인상을 통해 가입률 제고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다만,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박대식 원장은 “현재 1ha당 월 50만원을 100만원으로 인상하는 것은 다소 과하다고 판단된다”며 “영농 활동시 예상되는 기대수익과 영농 은퇴시 수령 가능한 기대소득을 동등한 수준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2024년도 사업실적 1000ha를 감안, 목표를 2000ha로 상향 조정하고, 예산 역시 사업 대상자들의 참여의사 등을 보아 가며 늘릴 필요가 있다”며 “매도 조건부 임대 관련 조건을 완화하거나 단가를 인상한다면 고령 농업인의 참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임소영 박사는 “농지이양은퇴직불금은 기존 경영이양직불금보다 단가가 높은 대신 농지이양을 통한 완전 은퇴라는 의미를 담을 수 있도록 한 제도”라면서 “동 정책이 시행된 지 1년밖에 되지 않아 사업 효과를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해당 사업의 효과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고령농업인의 안정적 은퇴에 대한 정책 설계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유사사업인 농지연금과의 관계를 고려, 사업의 중복성 및 효과성을 평가하고, 농업인 은퇴 대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 ''농업자연금'' 시행 중

     우리도 중소농 대상 도입 필요

     재원 조달은 완전적립방식

     보험료, 소득의 8.33% 제안


   ▲ 노란우산공제처럼 농업인 퇴직연금 도입


 농업인퇴직연금제 공약은 ‘소상공인의 노란우산공제처럼 농업인들을 위한 퇴직연금제’라는 것 외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다만 이번 공약 입안 과정의 논의를 보면 제도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2월 26일 민주당 더좋은미래와 더미래연구소의 ‘불평등과 격차 해소’ 연속 토론회에서 임미애 의원은 ‘미래산업으로의 농업발전방안’ 발제를 통해 농업인의 노후 대비 및 영농세대교체를 위해 농업인(퇴직)연금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임 의원은 “일본은 1971년부터 농업자 연금제도를 도입해 농업 소득이 900만엔 이하인 농가를 대상으로 연금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면서 “우리도 중소농을 대상으로 한 연금제도를 도입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농업자연금은 임의가입 방식으로 보험료는 가입자가 선택하고 국가가 보험료 일부를 지원한다.

임미애 의원이 ‘서스틴베스트’의 강성모 박사에 의뢰한 ‘농업인 퇴직연금 도입에 관한 연구’는 보다 구체적이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국민연금(1층 연금)과 근로자퇴직연금(2층 연금) 등 다층연금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농업인·자영업자는 2층 연금에서 배제되고 있다. 농업인은 국민연금 이외에 ‘농지이양은퇴직불제’를 통해 농지를 매도·이양하고 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여기서도 농지를 보유하지 않은 농업인은 소외된다. 이에 농업인에게 2층 퇴직연금제도를 제공, 은퇴 후 노령연금의 수령액을 추가로 높인다는 것이다.

재원 조달 방식은 ‘완전적립방식’이 제안됐다. 이는 근로자 퇴직연금과 마찬가지로 가입자가 납부한 돈으로 운용돼 재정이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보험료 부담은 퇴직연금과 같이 소득의 8.33% 수준, 연간소득의 12분의 1로 보험료 일부를 정부가 지원한다면 보조금 비중에 따라 상향도 가능하다. 현재 농업인을 위한 독립적 2층 연금을 운용하는 일본과 대만은 보험료의 50%를 정부가 부담한다.



     농업인 보험료 부담 우려…정부 지원 방안 검토해야  


     일본 농업자연금 벤치마킹

     영농은퇴 정의·요건 등 따져야

     국민·기초연금과 차별성 필요



   ▲ 농업인 퇴직연금, 쟁점과 과제


 농업인퇴직연금제는 이미 노인이 된 고령층보다는 젊은 농업인에게는 의미가 있는 제도이다.

임소영 박사는 “퇴직연금제는 농업에 진입하는 사람의 관점에서 유용한 제도”라며 “영농활동을 활발하게 할 수 있는 시기에 소득을 높여 노후를 준비하는 제도로서 농업경영체의 전문화, 규모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의 관점에서도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노후 준비 수단으로서 활용 가능한 선택지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농업의 매력도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퇴직연금제 도입을 위해선 연금보험료 수준, 가입 대상, 정부 지원 규모와 조건, 운영주체, 연금 지급 방식 등 검토해야 할 쟁점이 만만치 않다.

임 박사는 “기존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에 더해 부가적으로 운영할 것인지, 영농은퇴를 연금 지급 조건으로 할 것인지, 만약 그렇다면 은퇴를 어떻게 정의하고 확인할 것인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또 “연금보험료 책정 방법도 농가 소득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 정액 방식으로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데 이는 농업인의 소득신고 문제와 연관된다”고 짚었다.

박대식 원장은 “일본의 농업자연금을 벤치마킹한 한국형 농업인특별연금제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 농업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추가연금으로 ‘농업자연금’을 운영 중인데, 연간 60일 이상 농업에 종사하는 60세 미만의 자영농업자인 개인이 임의로 가입할 수 있다.

박 원장은 “일반 퇴직연금은 해당 기업체에서 보험료를 전부 부담하지만 농업인 퇴직연금제에서는 본인이 보험료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보험료 납부에 대한 저항이나 반발이 예상된다”면서 “농업인의 보험료 부담 경감을 위해 보험료의 50% 이상을 정부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범진 실장은 “퇴직연금제 도입 시 연금의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가입자 납부를 전제로 해야 하나, 기존 제도와 중복으로 상대적으로 가입률이 낮을 수 있다”면서 “기존의 국민연금 및 기초연금과 차별성을 두고 설계가 이뤄져야 하며 노후 준비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기 위한 교육·홍보가 동반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이 실현되면 고령농의 빈곤화 문제를 완화하고 농민도 국민으로서 권리인 퇴직연금을 받는 시대가 열릴 수 있다. 아울러 청년농으로의 세대 이양이 자연스럽게 이뤄져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기초가 될 것이다. 고령농 노후보장과 세대를 잇는 퍼즐이 어떻게 맞춰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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