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형 kg당 최고 6500원 호가…중도매인들간 눈치작전 치열
일부 상인 저렴한 제주산 확보, 차익 노리고 시세 올리기 혈안
산지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창녕의 마늘 공판장은 연일 팽팽한 긴장감의 연속이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마늘 재배면적이 2만638ha 사상 최저를 기록한데다 작황도 평년 수준을 밑돌아 생산량 또한 대폭 줄었다. 이 때문에 최근 마늘 산지 가격은 강세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6일 마늘 산지유통 현장인 창녕농협 공판장에서는 중도매인들간의 눈치작전이 뜨거웠다. 출하농가들 또한 경락시세에 대해 매우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럼에도 마늘 경매를 앞두고 중도매인들은 물론 출하농가들의 얼굴에는 기대감과 초조함이 동시에 그려졌다.
“지난해에는 마늘 가격이 없어 소득이 없었는데, 올해는 가격이 올라 그나마 다행입니다. 하지만 수확량은 지난해보다 줄었어요.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것 같습니다” 이날 창녕농협 공판장에 출하한 한 농가의 말이다.
이날 창녕농협 공판장에는 마늘 20kg 규격 1만4900 망이 출하됐다. 지난 1일 마늘 공판장이 개장한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오전 10시 경매가 시작되면서 출하농가와 마늘유통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찾아온 상인들의 이목이 경락가격 전광판에 집중된다.
경매가 시작되면서부터 과열 양상을 보였다. 한지형 최고 시세가 1kg당 6500원을 호가하며 평균 5000원선을 형성했고, 난지형 또한 4200~4300원대가 주류를 이뤘다. 지난주보다 출하량이 급증했는데도 시세는 크게 조정 받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은 인근 이방농협 마늘 공판장에서도 똑같이 연출됐다.
경매에 나선 중도매인은 이날 경락 가격에 대해 우려하기도 했다. 마늘 투기가 있다고 귀뜸한다. 모 마늘 중도매인은 “요즘 마늘거래에 투기바람이 일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했던 제주산을 다량 확보한 상인들이 시세차익을 위해 경상도 지역 마늘 시세 끌어올리기에 혈안이 돼 있다.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활동하는 상인들이 투기를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저금리에다 자금 확보도 쉬워 최근 마늘, 양파 등에 투기자본이 유입되고 있다는 것.
특히 문제되는 것은 출렁이는 마늘 가격이다. 이 지역의 마늘 산지가격이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급등했는데, 이 때문에 수입량이 늘어 국내산 시장을 더 잠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마늘 수입 경쟁이 치열하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마늘 trq 조기 도입과 수입물량 확대 등의 방침을 세운 가운데 마늘 수입권공매가 과열 양상이다.
7월 10일 신선 통마늘 5627톤 수입권 공매에는 수입업체들이 대거 경쟁적으로 달려들었다. 그 여파로 마늘 수입권 공매 가격도 1kg당 2000원을 근접하게 치솟은 것으로 전해졌다. 마늘 수입원가가 1kg당 2000~2300원 정도이기 때문에 수입업체의 공급가격은 1kg당 4000원 초반대로 초유의 강세도 예측된다. 지난 3월 6일 수입권 공매 낙찰 가격은 1kg 평균 1030원 정도였다.
이 같은 마늘 거래의 과열 양상이 벌어지자 벌써부터 하반기와 내년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마늘 유통 한 관계자는 “앞으로 마늘 상인들 간의 가격 올리기 경쟁이 벌어질 수 있고 시세가 왜곡되면 분명 내년에는 재배면적이 급증하면서 시세가 폭락하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다”며 “투기 상인들은 분명히 내년에 출하량이 많아지면 마늘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시세 편차가 클수록 일부 마늘 거상들이 벌어들이는 돈이 많아지고 마늘 유통시장 장악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마늘유통을 보다 양성화시키는 한편 상황에 따라서는 정부가 보다 깊숙이 관여해 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공영도매시장으로 마늘 출하를 적극 유도해 일부 상인에 물량이 집중되지 않도록 분산 채널을 더욱 확대하고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해 재배 안정을 유도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