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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봄배추 재배면적 및 생산량 증가에도 추대 발생, 바이러스 피해 등으로 전반적인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여름 공급용 봄배추 저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사진은 가락시장에서 봄배추 입고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정부 비축작업 지연된 데다 기온 상승 등 재배여건 악화로
농가·산지유통인 재배 기피
재배면적도 작년비 감소 전망
현장 “지난해보다 심각할 수도”
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2025. 6. 17
여름철 배추 수급난이 올해도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여름철 배추 수확 공백기에 공급할 봄배추 비축 작업이 지연된 데다, 기온 상승 등 재배 여건이 어려워지면서 농가와 산지유통인들이 여름배추 재배를 기피하고 있어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집계한 올해 봄배추 생산량은 28만8000톤으로, 전년과 평년 대비 각각 7.3%, 9.4% 증가했다. 그러나 노지봄배추 재배면적(3621ha)이 전년 및 평년보다 17.2%, 14.8% 확대된 것을 감안하면 생산량이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다.
전남 해남·무안 등 터널봄배추 주산지에서 올 봄 강우에 이은 고온의 영향으로 배추가 수확 전 꽃대를 올리는 추대 발생이 심했고, 노지봄배추 역시 생육 초기 냉해로 추대 현상이 나타났다. 또 올해는 바이러스 피해도 있어 배추 크기가 작아지는 등 전반적인 상품성이 떨어진 상황이다. 현재 경북 영양에서 봄배추를 생산·공급 중인 한 산지유통인은 “추대 피해가 심한 해남은 전체 재배면적의 70% 정도 감모가 발생했고, 경북 문경·영양, 강원도 영월도 단수가 평년 대비 15~20% 정도 감소했다”라며 “산지에서도 올해 봄배추 생육 초기에는 작황이 양호해 출하량이 너무 많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오히려 상품성 있는 배추 수확량은 적고 시세까지 낮아 걱정이 많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같은 봄배추 수확작업은 5월 경북 문경과 영양, 충청권 산지, 최근에는 강원도 영월·평창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수확한 봄배추의 60~70%가 한여름 공급용으로 저장에 들어가게 된다. 정부도 올해는 봄배추 1만5000톤을 비축해 여름철 배추 수급 불안에 대비한다는 계획을 세우면서 정부 비축용 배추 입고 작업도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정부에선 올해는 김치업체 물량까지 모두 합한 봄배추 저장량이 전년과 평년 대비 6.9%, 10.7%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산지에선 오히려 정부 비축량이 지난해보다 감소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배추는 계속 수확하고 있지만 저장에 적합한 품위의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보통 봄배추 저장은 장마가 시작되는 6월 20일 이전에 마무리하고, 올해는 비로 인해 작업이 조금 늦어져 6월 넷째 주에 마무리 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현장에선 아직까지 정부가 계획한 봄배추 비축량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금 상태라면 7~8월 배추 수확 공백기에 활용할 수 있는 여력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정부 비축 작업이 순탄하지 않은 상황에 올해는 여름배추 재배면적까지 작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통현장에선 지난해보다 올 여름 배추 수급 불안이 더 심각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농경연에서는 올해 여름배추 재배면적이 2024년보다는 8.8%, 평년과 비교해서는 23.9%나 감소한 3418ha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지는 고온 현상으로 고랭지에서도 배추 농사짓기가 어려워지자 농가 및 산지유통인들이 여름배추 농사에 뛰어들기를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한 산지유통인은 “여름배추 종자가 나간 양이 작년보다 25%정도 줄었는데, 현장에선 농경연 예측보다 여름배추 재배면적 감소폭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정부가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비축 계획을 밝히면서 가뜩이나 여름배추 생산이 어려운 상황에 비축 물량 방출로 시세까지 낮게 형성될 것을 우려한 농가와 유통인들이 7~8월 수확 물량 배추 재배를 기피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 유통인은 이어 “비 예보를 감안하면 현 추세로는 6월 말 정부가 예정한 저장 작업 기간까지 비축량을 채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게 되면 올해 여름배추 수확 공백기에는 지난해보다 시장에 나올 물량이 더 줄어들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 원예산업과 관계자는 “산지 작황에 맞춰 최대한 비축을 하고 있는데 기상 상황과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작업량에 한계가 있어 다소 입고가 지연된 부분이 있다”라며 “이미 수급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비축할 배추와 창고 확보를 모두 해 놓은 상태로, 6월이 넘어가더라도 계획한 비축량을 모두 채워 수급에 문제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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