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형일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 1차관이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기재부
정부,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소비자물가 동향·대응방안’ 논의
산란계 농가 케이지 수선·교체 지원 확대…추경에 144억원 포함
식품기업에 국산 농산물 구매액에 따라 정책자금 이율 차등 적용
농민신문 지유리 기자 2025. 6. 16
정부가 ‘먹거리 물가’ 안정을 위해 7월까지 농축산물 할인지원에 460억원을 투입한다. 최근 산지가격이 급등한 달걀에 대해선 담합조사를 추진하는 한편 유통구조를 개선하기로 했다. 식품·외식업계의 원가 부담 완화를 위해선 식품 원료에 대한 할당관세를 연말까지 연장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최근 소비자물가 동향 및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형일 기재부 장관 직무대행 1차관은 회의에서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2% 내외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그간 누적된 인플레이션으로 물가 수준이 높고 먹거리 등의 가격 상승률도 여전히 높아 생계비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밥상 물가 안정을 위해 할인지원·할당관세·추가경정예산(추경)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먼저 여름철 장바구니 부담 완화를 위해 6~7월간 농축수산물 할인지원에 460억원을 투입한다. 돼지고기·닭고기·과일 등 주요 품목을 최대 50%까지 할인하고, 할인 한도를 종전 1주당 1만원에서 2만원으로 두배 확대한다.
정부는 특히 최근 산지가격이 크게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달걀 수급 안정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먼저 축산 농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2차 추경안에 144억원을 편성해 산란계 농가의 케이지 수선·교체 지원을 확대한다. 9월1일부터 산란계 케이지 사육면적 기준이 0.05㎡에서 0.075㎡로 확대되는 것에 따른 농가 부담을 낮춘다는 구상이다. 올해 확보된 예산 360억원을 포함해 총 504억원이 산란계농가 지원에 쓰일 전망이다.
더불어 현재 4000ｔ 대상인 달걀가공품 할당관세 물량을 1만ｔ으로 확대하고 계란자조금을 활용해 대형마트 등 납품단가를 30구당 최대 1000원 지원한다.
장기적으로는 유통구조를 개선해 달걀 산지가격체계 투명화를 도모한다. 생산자단체의 산지가격 고시를 폐지하고 축산물품질평가원으로 산지가격 조사·발표를 일원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런 내용이 담긴 ‘축산물 유통 및 가축거래의 관리·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정부는 또 과도한 산지가격 인상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담합조사도 추진한다. 정부에 따르면 산란계협회가 고시한 1구당 산지가격은 2월 146원에서 5월20일 기준 190원으로 30.1% 올랐다.
브라질 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이 금지되면서 우려되는 닭고기 수급 불안은 ‘수입 지역화’를 통해 해소한다. 이달 21일부터 브라질 내 AI 미발생 지역(주 단위)에서 생산된 닭고기 수입을 재개한다. 초도물량이 8월 중순 국내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브라질산 대체 물량인 태국산 닭고기 4000ｔ은 7월말부터 국내에 들어오게 된다.
그 밖의 농산물 품목별 관리 방안도 적극 추진한다. 배추·무는 정부 비축 물량을 전년과 견줘 50% 이상 확보하고 이를 추석 전까지 3만ｔ 전량 시중에 방출한다. 특히 김치업체에 배추 5000ｔ을 직접 공급해 성수기 도매시장 수요 쏠림을 방지할 계획이다.
과일류는 수시로 생육상황을 점검해 생산·수급을 관리한다. 그중 사과·배는 정부 출하 물량 5000ｔ을 적기 방출해 가격 안정을 도모한다.
감자의 경우 9~10월 출하되는 고랭지감자의 재배면적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급 불안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국산감자 1000ｔ을 수매비축하는 한편 저율관세할당(TRQ) 물량 1800ｔ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식품·외식업계의 원감 부담을 낮춰 가공식품·외식류 물가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는 대책도 세웠다. 6월말까지로 예정된 식품원료 4종의 할당관세 기간을 연말까지 연장한다. 이로써 총 21종의 식품원료의 관세가 12월까지 낮게 유지된다.
국산 농산물을 가공하는 중소·중견 식품기업에 대해서는 저리로 정책자금을 융자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국산 농산물 구매액에 따라 현행 2.5% 이율을 차등해 낮춘다는 내용. 이를 위해 예산 200억원이 추가 추경안에 반영될 전망이다.
정부는 업계와 소통을 강화해 가격 인상 품목과 인상률을 최소화하고 할인행사를 진행하는등 소비자 부담 최소화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이 직무대행은 “이같은 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한편, 앞으로 물가관계차관회의를 통해 물가안정 과제를 지속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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