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4년 80% 폭등 ‘금사과’ 공포…“6천원 안팎 추가 지출, 부담 경미 확인”
기재부·농식품부, 반복되는 1차산업 타깃 물가대책…‘가시적’ 행정 효과에 이용
수입·방출에 가격 폭락…회복 불능에 논·밭 초토화…이농·소멸·폐업·난개발
농업인신문 유영선 기자 2025. 6. 13
농축산물 50개 품목(쌀 등 생활밀착형 품목)에 가구마다 생활경제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4.4(가중치)로 집계됐다. 통계청이 다루는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140개 품목 가운데, 농축산물만 뽑은 것이다.
한 가구에서 생활비 월 280만원(2022년 가중치 기준액) 쓴다고 가정할 경우, 그중 장바구니 물가로 대표되는 농축산물을 사먹는 값이 15만2천115원 정도라는 의미다.
2023~4년 80%까지 치솟았다는 일명 ‘금사과’의 경우 가중치가 2.3으로, 금액으로 따지면 6천440원이다. 가격이 두배로 상승한다 치더라도 가구별 평균 부담액이 월 6천원 안팎 추가되는 규모다.
정부가 과일값 ‘폭등 사태’ 를 선언하고 비상대책을 내놓던 공포 분위기와는 차원이 다른 부담액이다. 정부는 이때 수입과일 5만톤을 시작으로, 할인마트 직수입까지 수입개방 봇물을 텄다.
통계청이 지난 4일 발표한 올 5월 소비자물가동향를 보면, 5월 한달간 가구의 소비지출에서 농축산물(50개 품목)을 구입하는 비중이 소비자물가지수 품목 458개 가중치 1000중에 54.4로 확인됐다.
통계청 발표 품목중에 생활밀착형 농축산물은 쌀, 콩, 소·돼지·닭고기, 사과·배, 감귤, 배추·무, 콩나물, 토마토, 브로콜리 등 50개 품목을 본지가 임의로 선별했다.
이번 소비자물가동향은 2022년에 개편작업을 완료한 품목 가중치를 적용했다는게 통계청 설명이다. 2022년 당시에 코로나 사태로 농축산물 소비 성향이 증가했음에도 해조류를 포함한 농축수산물 가중치는 83.8로 집계됐다. 평균 23만4천300원 규모다. 한달동안‘가정에서 돈주고 사먹는’농축수산물 소비지출 규모가 이정도란 얘기다.
최근 정쟁으로 치달았던 쌀은 가중치가 4.2다. 한 가구당 쌀값으로 월 1만1천740원 지출한다고 보면 된다.
소비지출 가운데 농축산물의 두배 이상 차지하는게 교통비다. 교통 품목 가중치는 110.6으로, 30만9천원 상당이다. 오락·문화비는 62.9에 해당하는 17만5천900원, 음식·숙박비용이 가중치 144.7에 40만4천600원 가량 지출한다.
농민들의 영농 의욕을 잃게 하는게 커피값이다. 커피의 가중치는 8.8로, 월 2만4천600원 사용한다. 가정에서 쌀·닭고기·사과·버섯 등을 사먹은 합계와 같다.
외식 중에 치킨 품목은 8.6으로, 커피와 비슷한 소비지출을 보인다. 휴대전화료 가중치는 29.8로, 8만3천300원이 넘는다. 쌀 등 식량을 포함한 농축산물 소비지출의 절반값에 달한다.
가중치 상위 20개 품목은 전세, 월세, 휴대전화료, 휘발유, 공동주택관리비, 외래진료비, 경유, 전기료, 중학생학원비, 고등학생학원비, 구내식당식사비, 도시가스, 휴대전화기, 생선회(외식), 입원진료비, 돼지고기, 담배, 수입승용차, 커피(외식), 국산쇠고기 등의 순이다.
이쯤이면 정부가 농축산물을 타깃으로 물가대책을 반복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의문이 든다. 소비지출 5.4%에 불과한 농축산물 사먹는 값이 장바구니 물가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길래, 기획재정부와 농식품부는 매월 한차례 이상 회의를 열고 농산물값을 ‘선제적’ 으로 낮추기에 나설까.
기재부는 지난 4일에도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를 근거로 보도자료를 내고, ‘농축수산물 등 민생과 밀접한 가격변동성이 높은 품목 중심으로 수급 및 유통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시 대응방안을 신속히 마련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농축산물의 경우 가격 변동성 여부에 따라 할당관세를 적용해 수입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이처럼 물가의 5.4%에 해당하는 농축산물만 물가대책으로 다루는 것에 대해, 농업계는‘재앙의 근원’으로 지목하고 있다.
농민단체 한 관계자는 “윤석열정부 내내 물가상승을 이유로 농산물 수입을 늘렸다. 마늘 출하기에 마늘을 들이고, 양파·대파 수확 때는 관세를 삭감하고 수입을 확대했다”면서“정부의 물가정책은 금방 수치로 표시나는 농산물만 다뤘다. 산지 농산물값 폭락을 효과라고 호도하는 등 교언영색으로 농업말살을 가속시키고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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