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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20일 전남 해남군 북평면 한 마늘밭. 이 밭은 멀칭한 지 두 달여만에 생분해 필름 대부분이 찢어지고 녹아내린 피해를 봤다. 한승호 기자
저가 원료 포함되면 품질 더 불안정할 수 있어
농지와 작물에 충분히 시범 적용한 뒤 써야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 2025. 6. 13
수확기가 지나도 분해되지 않고, 작물이 자라는 도중 빠르게 손상되는 등 생분해성 멀칭 필름(생분해 필름)의 품질이 여전히 불안정하다. 제초와 수거에 드는 인건비를 줄이고, 친환경적이라는 이유로 수요가 늘고 있지만 믿고 쓰기엔 불안함이 크다.
지난 5일 경남 창녕에서 양파 농사를 짓는 농민 A씨는 “이젠 생분해 절대 안 쓴다”라고 잘라 말했다. 지난 2년에 걸쳐 국내 유수 기업의 생분해 필름을 써봤지만, 수확기임에도 필름이 거의 그대로 남아 있거나 월동작물인 양파에 필수적인 보온 기능도 일반 필름에 견줘 떨어짐을 경험해서다.
A씨는 “도와 군의 보조를 받아도 일반 비닐보다 3배 정도 비싸 부담이 큰 반면 효과는 없으니 쓸수록 손해다”라며 “작년엔 모내기가 어려울 정도라 양파 수확 뒤 논에서 일일이 걷어내야 했고, 올해는 찢어짐까지 심해 지난 3월엔 양파밭이 풀밭 천지가 됐다. 제초 인건비만 1000만원가량 나갔다”라고 전했다.
멀칭 필름이 제 기능을 못하면 인건비 등 생산비 부담 증가는 물론 작물 생육에도 악영향을 미쳐 결국 농가소득 감소로 이어진다. 단지 생분해 필름의 높은 가격만이 문제가 아닌 이유다.
이런 가운데 농촌진흥청(청장 권재한, 농진청)이 산업체, 대학과 함께 생분해 필름의 내구성과 생분해도 증진을 위해 전남 영광 시험 재배지에서 시제품(3종) 성능을 연구 중이다.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려는 국제적 추세에 따라 생분해 필름의 점유율(2023년 국내 시장 기준 약 4~5%)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나 품질 문제가 여전히 있어 현장에서 활용도를 높이려면 품질 향상을 위한 기술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미생물과는 생분해 필름의 투입 원료와 구조를 변경해 생분해도와 내구성을 개선한 시제품을 놓고, 사용 중 내구성·사용 후 분해도·작물에 미치는 영향 등을 평가하고 있다.
현재 생분해성 필름의 주성분은 토양에서 생분해된다고 알려진 PBAT(석유계)다. 아울러 내구성을 위해 생분해가 덜 되는 물질도 들어가는데 이를 전분이나 리그닌 등 생분해가 잘 되는 물질로 대체해 생분해성을 높이는 동시에 내구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생분해성과 내구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생분해 필름 사용 농가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요소지만 제조 업체로서는 현재까지 완벽하게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기도 하다. 이에 농가들은 생분해 필름을 본격 사용하기에 앞서 자신의 농지와 작물에 충분히 시범 적용해야 한다.
국립농업과학원 농업미생물과 담당자는 “(생분해 필름이) 완벽하다고 믿으면 곤란하다. 내구성을 튼튼히 하면 생분해가 잘 안 되고, 생분해가 잘 되게 하면 내구성이 약할 수 있어 업체들도 이 균형을 맞추기 어렵다고들 한다”라며 “기후 상태와 지역, 재배 작물 등이 각각 달라 농가마다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 이에 유럽에선 농가들에 생분해 필름을 바로 적용하지 말고, 시험으로 써보면서 지역과 토양 조건에 맞는지 충분히 확인한 뒤 쓰도록 권장한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주원료인 PBAT의 품질도 관건이다. 국내 업체들이 개발 중이긴 하나 현재까진 상용화가 안 돼 대부분 수입하는데 수입국별로 품질 차이가 날 수 있어서다. 농업과학원 담당자는 “최근 생분해 필름에 생긴 문제들이 저가로 수입된 주원료의 품질 때문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라며 “생분해 필름 가격이 유독 싸다면 문제가 될 가능성도 있으니 싸다고 무조건 좋게 보면 안 된다. 여러 회사가 다양한 원료를 쓰고 있어 품질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시범 적용한 뒤 쓰는 것이 좋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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