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배추 재배(의향)면적이 전년보다 8.8%, 평년 대비해선 23.9% 줄어든 것으로 관측됐다. 이상기상으로 최근 수년간 농사를 망치는 등 손해 본 농가들이 점점 여름배추 농사짓기를 꺼리는 것이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이달초 내놓은 ‘6월 엽근채소 관측’에 따르면 올해 여름배추 재배(의향)면적은 3418㏊로 집계됐다. 전년(3747㏊)보다 8.8%, 평년(4491㏊)과 비교해서는 23.9% 줄었다.
농경연 관계자는 “여름배추 주산지인 강원 고랭지에서 연작 피해로 휴경에 들어갔거나 수년간 반복된 여름철 폭염·폭우로 배추 재배를 포기한 농가가 많다”고 설명했다. 양배추·양상추 등으로 작목을 전환한 농가도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의 봄배추 수매량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줬다. 서울 가락시장 관계자는 “올해 정부가 봄배추 사전수매 물량과 농협을 통한 계약재배 물량을 1만5000t으로 늘렸다”며 “지난해(8000t)보다 두배 가까이 정부 수매량이 늘면서 여름배추농가의 생산 의욕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최근 배추 시세가 약세로 이어진 탓도 있다. 11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배추는 10㎏(3포기) 상품 한망당 6412원에 거래됐다. 전년 6월 평균(6872원)보다 6.7%, 평년 6월(7488원) 대비해선 14.4% 낮다.
정부는 8∼9월 여름배추 공급 감소폭이 커질 수 있다며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일 “8∼9월 출하 가능한 물량을 추가로 심는 농가를 대상으로 수매계약을 체결해 4000t의 추가 물량을 확보하고 예비 모종 250만주를 준비해 기상재해, 병해충 피해 등 비상 상황 발생 때 신속히 다시 심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봄배추·여름배추 합해 역대 최대인 2만3000ｔ을 비축해 여름철 수급 불안기와 추석 성수기를 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6월 배추 경락값은 10㎏ 상품 기준 6000∼7000원대를 유지할 전망이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올해 노지봄배추 재배면적이 평년 대비 크게 늘었으나 정부 수매량도 증가하면서 경락값이 급락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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