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한국은행 창립 제75주년 기념사를 낭독하고 있다. 한국은행
한은 창립 제75주년 기념사 발표
앞서 한은 연간 성장률 전망치 0.7%p 하향
“경기부양 정책 시급…다만 의존 시엔 부작용 따라”
농민신문 박아영 기자 2025. 6. 12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향후에도 이어갈 것”이라면서 경기부양 정책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12일 창립 제75주년 기념사를 통해 “올해 우리 경제 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다”며 “지난달 경제전망에서 발표했던 것처럼 금년도 경제성장률은 0.8%, 내년도 성장률은 1.6%로 2월 전망에 비해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예상되는 성장률은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위기를 제외하고 지난 30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한은이 불과 3개월 만에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0.7%포인트(p)나 낮춘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은 이러한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그만큼 경기부양 정책이 시급해졌다고 보고 있다”며 “우리는 지난해 10월 이후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 경제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앞으로도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3.5%에서 3.25%로 내리면서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섰다. 이후 같은해 11월 3.0%, 올해도 두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해 2.5%를 유지 중이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에 의존할 시 벌어지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감도 드러냈다. 이 총재는 “현 상황에서 경기회복을 위한 부양책이 시급한 것이 분명하지만 동시에 성장잠재력의 지속적인 하락을 막고 경기변동에 강건한 경제구조를 구축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며 “급하다고 경기부양 정책에만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사후적으로 더 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례로 기준금리를 과도하게 낮추면 실물경기 회복보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며 “지난 3월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이 연율 기준으로 약 7% 상승했으며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도 확대되고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외적 요인에 대해서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중반 수준으로 낮아졌으나 미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조절에 따라 내외금리차가 더 커질 수 있다”며 “주요국 무역협상 결과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아 외환시장 변동성도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금리 정책은 인하 기조를 유지하되 구체적인 인하 폭과 시점은 향후 거시경제와 금융지표의 흐름을 면밀히 살펴보며 신중히 결정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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