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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물량 없는데 시세도 하락…수요-공급법칙으론 설명 안돼”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5-06-22 조회 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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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체·식자재 수요 급감 타격
그나마 온라인시장 회복세 기미

“물량이 안 나오는데 시세도 떨어집니다. 시세 예측 등 전망을 할 수가 없어요.”

 공급과 수요 법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산지와 시장 현장에서 전개되고 있다. 산지에선 주요 농산물 품목의 재배면적 감소와 극심한 가뭄 여파로 생산량이 나오지 않고 있는데 시장에선 시세가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가뭄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가 겹치면서 산지와 시장 모두 힘을 잃고 있는 형국이다.

 봄부터 이어진 가뭄으로 산지에선 작물 생육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작물이 잘 자라지 않고, 출하되는 물량도 잘은 과 위주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자연스레 출하시기가 지연되거나 물량이 늘지 못하고 있다.

 강원도 평창의 김종수 진부농협 과장은 “5월 이후 비다운 비가 내리지 못해 현재 감자와 배추 등 재배되고 있는 작물은 씨알이 달리지 않는 등 잘 자라지 못하고 있고 양상추와 로메인 등 출하하고 있는 품목은 출하량이 늘지 못하고 있다”고 산지 상황을 전했다.

 시장에서는 그나마 시세가 좋은 품목이 많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물량이 늘지 못한 반면 지난해 국가적 사고로 인한 소비침체에서 벗어나 소비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달 들어 급속도로 확산된 메르스 여파로 수요가 급감, 시세마저도 높이지 못하고 있다. 농산물 주요 소비처인 외식업체와 식자재 물량이 급감한 영향이 컸다.

 5월까지 좋은 시세를 유지했던 감자의 경우 6월에도 양호한 시세가 기대됐었다. 감자칩, 감자튀김 등의 수요가 꾸준한 반면 출하물량은 단수 감소 등으로 평년보다 늘지 못할 것으로 보여, 감자 시세는 5월에 이어 6월에도 높은 시세가 예상됐던 것. 실제 이달 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내놓은 관측정보에서도 6월 가락시장에서 수미 감자 평균 도매가격(상품 20kg)은 출하량 감소로 평년보다 높은 2만5000~3만원 선을 전망했다. 그러나 지난 18일 2만3742원을 기록하는 등 감자 시세는 가라앉고 있다.

 배추도 상황은 비슷하다. 출하면적과 단수가 줄어 출하량이 평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 배추도 6월 시세가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농경연 관측센터는 지난해보다 출하면적이 8.6% 줄어드는 등 출하량이 적어 6월 배추 상품 10kg당 가락시장 평균 도매가격은 작년(3746원)과 평년(4141원) 동월보다 높은 7000~8000원 내외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8000원 대로 시작한 배추 시세는 계속 하락해 18일 5554원을 기록했다.

 이른 무더위로 수요가 크게 증가한 열무도 마찬가지 상황. 지난해 바닥세로 인해 올해 재배면적이 크게 줄어든 열무는 이른 무더위로 인해 열무국수 등의 인기에다 식자재 수요 증가로 5월말부터 6월초까지 지난해보다 두 배 높은 시세를 유지했었는데 최근에는 면적 증가와 작황호조로 물량이 많았던 지난해보다 시세가 덜 나오고 있다.

 김성언 가락시장 한국청과 경매차장은 “메르스 여파가 엄청나다”며 “물량이 늘지 못하고 오히려 줄어드는데도 시세가 나오지 않는 것은 메르스로 인한 소비침체, 특히 식자재업체 물량과 외식수요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다. 장기화되면 산지와 시장에 모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나마 소비지에서는 조금씩 메르스 여파에서 벗어나 회복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오프라인 수요는 메르스 여파 전보다 위축됐지만 온라인 등을 통한 수요가 꾸준하게 나오고 있는 것이다.

 롯데마트 담당자는 “(메르스 여파 이후) 마트 소비가 약간 위축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모바일이나 온라인 매장을 통한 구입물량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농협하나로유통 관계자는 “매출자료를 보니 6월 첫 주를 제외하고는 농산물과 식품 매출 감소는 없었다. 6월 초에는 어느 정도 메르스의 여파를 받았지만 이후 조금씩 벗어나는 것 같다”며 “아무래도 농산물은 생필품이다 보니 다른 품목보다 소비는 꾸준한 것 같다”고 밝혔다.

김경욱·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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