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 운전자 사고가 급증하는 가운데 자진 면허 반납률이 2.2%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연구원은 고령자 이동권 보장을 위해 로보택시 등 공공 인프라 확충과 그에 따른 보험 제도 전환이 필요하다고 봤다.
김해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보고서
2024년 운전면허 반납률 2.2% 수준
자율주행 택시·보험제도 개선 제안
농민신문 김은혜 기자 2025. 6. 9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에 의한 사고가 급증하는 가운데, 고령자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로보택시’ 도입과 정부 주도의 공공보험 도입의 필요성이 제시됐다.
김해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고령자 운전:기술변화와 보험제도’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 중 65세 이상 고령자 비중이 2015년 7.6%에서 2024년 14.9%로 늘었다. 이 중 고령 운전자에 의한 사고 건수는 2015년 6.8%에서 2023년 20%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면허 소지자 100명당 연령대별 교통사고 발생 건수 중 20대 이하 운전자 다음으로 많은 수준이다. 또 고령 운전자의 사고 건수가 증가하는 반면 나머지 연령대의 사고 건수는 하향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경찰청은 고령자 운전면허 갱신주기(10년→5년)를 단축하고 적성검사 요건을 강화하는 등의 안전대책을 시행 중이다. 지방자치단체는 65∼7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운전면허 자진 반납을 권유하고 교통카드나 상품권을 제공하고 있으나 2024년 기준 운전면허 반납률은 2.2% 수준에 그쳤다.
운전면허 관리보다 기술적인 보완 등 실효성 있는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고령 운전자 안전대책으로 ‘안전장치 의무화’(26.5%)의 필요성이 가장 많이 거론됐다. 또 면허 반납 시 보상과 혜택 강화(23.0%), 신체·인지기능 검사 강화(19.9%) 등이 꼽혔다.
이와 관련 김 연구위원은 “저조한 면허 반납 실적은 고령자가 면허를 반납한 후에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대체 이동 수단이 부족한 현실을 반영한다”며 “교통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에선 이동 기회 박탈이 빈곤·건강 저하·사회적 고립 등 2차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지난 1월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등장한 ‘로보택시’ 도입을 제안했다. 로보택시는 운전자 없이 인공지능과 센서를 활용해 자율 주행하는 차량이다. 호출형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며 자가용 기능을 대체하는 이동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 이를 통해 운전면허가 없거나 운전하지 않는 고령자 등이 혼자 이동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2030년까지 상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연구워윈은 “고령자의 운전면허 관리와 고령자 이동권 보장 간의 불균형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장기 교통정책 설계 시 고려해야 할 변수”라고 설명했다. 대중교통이 부족한 지역에 거주하고 면허가 없는 고령자도 로보택시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이동 접근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공공 인프라로 정착되기 위해선 교통사고 시 현행 법체계로 피해 회복이 어려워 보험제도의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봤다.
김 연구위원은 “운전자 개입이 없는 자율주행 환경에서는 차량 소유와 운행 주체가 분리된다”며 “이에 따라 사고 발생 시 자동차 보유자나 운전자를 책임 주체로 하는 현행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체계로는 신속하고 공정한 피해 보상 등이 어려워 보험제도의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운전하지 않는 고령자를 위한 로보택시 등 공공투자를 통해 이동 접근성을 보장하고, 공공보험으로 이동 위험을 분산해야 한다”며 “책임 연계 법제를 통해 자율주행 이동 수단의 사회적 신뢰를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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