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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학교 휴업에 급식납품 막히고, 나들이객 뚝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5-06-11 조회 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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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계에서도 확산일로인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소비지시장에서는 조금씩 소비가 살아나고 있고, 6월 들어 기온이 올라가며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제철물량도 나오고 있는데, 메르스로 인해 학교급식 물량이 중단되고 유통업계 매출이 떨어지는 등 농산물 유통 흐름이 뚝 끊기고 있는 것. 또한 메르스 여파로 농어촌 체험관광 예약 취소가 이어지는 등 농어촌 관광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장기화될 경우엔 농식품 수출에도 지장이 초래될 것으로 우려되는 등 메르스 여파가 농업계 전반을 덮치고 있다.


* 판로 막힌 농산물
급식 물량 저장·폐기까지
대형마트 한산, 매기 침체
제철 농산물 값은 미끄럼

 우선 예정치 않았던 일선 학교 휴업 여파가 농산물 수요에 지장을 일으키고 있다. 9일 현재 전국에서 휴업이 내려진 학교는 메르스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지역을 중심으로 2000개 교를 넘어서고 있다. 이들 학교가 휴업에 들어가면서 학교급식에 납품해야 할 물량들이 갈 곳을 잃고 있다. 학교급식 업체들은 이미 발주한 물량을 저장으로 돌리거나 폐기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며, 산지에선 다른 곳으로 물량을 돌리려 하지만 여의치 않아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경기 관내 1000여개교에 학교급식 물량을 납품하는 농업회사법인 신선미세상의 기운형 차장은 “급식을 납품하는 1000여개 학교 중 400여개 학교에서 휴업에 들어갔다”며 “방학 같은 경우와 달리 이번 사태는 전혀 예측을 할 수 없는 사안이라서 이미 계약을 한 물량은 저장하거나 폐기하고 있고, 이후에는 산지에 양해요청을 드리고 있다. 산지에서도 다른 판로를 뚫고 있는데 힘겨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 용인시 처인구에서 얼갈이 채소 등을 계약 재배하는 농민 조모 씨도 “지난주에 300상자를 납품할 계획이었지만 휴업으로 인해 70상자만 보냈고 나머지는 수확도 못한 채 바라만 보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시장 상황도 녹록치 않다. 6월을 넘어서며 강원권까지 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메르스로 인해 유통 흐름이 끊어지고 있다.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는 주말에도 한산했고, 도매시장에서도 중매인 등의 매기가 가라앉은 상황인 것이다. 이에 농산물 시세 역시 내리막길로 돌아서고 있다. 메르스 사태가 커지기 전인 5월말 높았던 열무, 토마토 등 학교급식 중심품목이자 제철 농산물 시세가 메르스 사태가 확산된 6월 둘째 주를 넘어서며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

 실제 가락시장에서 토마토 5kg상자 상품 평균 경락가는 5월 마지막주 평균 1만2000원대에서 6월 둘째주에는 6000원대까지 떨어졌고, 재배면적이 줄어 물량이 없다던 열무도 같은 기간 2000원 초반대(1.5kg단 상품)에서 1000원 초반대로 시세가 무너지고 있다. 이외에도 배추와 무 등 대체적으로 양호한 시세를 이어갔던 다수의 농산물 품목 시세가 가라앉고 있다.

 가락시장의 박병로 한국청과 채소본부장은 “학교는 휴업하지, 모임은 취소되지, 메르스로 인해 납품이 안 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6월 들어 전라권부터 강원권까지 다양한 농산물이 출하되고 있는데 메르스로 인해 수요가 안 돼 시세까지 떨어트리고 있다. (지난해 세월호 여파 이후)올해 좀 소비가 되려는 것 같았는데 메르스가 찬물을 끼었고 있어 상당히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 발길 줄어드는 농어촌
숙박예약 등 줄줄이 취소
각종 축제·행사 무기 연기
체험농장 개점휴업 한숨

 메르스가 전국적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도시민들의 농어촌 여행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실제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의 a농촌체험마을은 지난달 28~29일 농촌체험여행을 오기로 했던 부산 h고교 2학년 학생들의 방문이 취소되는 등 6월 20일까지 예정됐던 약 2600명 학생들의 테마여행 중 90% 넘는 예약건이 취소됐다. 전북 무주의 태권도원을 찾을 예정이었던 9000여명의 체험객 및 숙박객들도 예약을 대부분 취소했고 수학여행 단골지역인 경주에서도 단체관광 취소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각종 축제와 행사도 취소 또는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11일부터 14일까지 열릴 예정인 한산문화모시제는 연기됐고 팔봉산 감자축제(20~21일)는 취소됐다. 또 담양 세계 대나무 박람회 d-100일 행사, 신안병어랑 농수산물 장터 축제, 광양매실 직거래장터, 광양 1박2일 힐링캠프, 천안 우렁이 방사행사, 서산 해미읍성 정기 전통문화공연, 제천 전국 하키대회 등 지역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행사도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이외에도 한농연 아산·무주·영양·보은·청주·옥천연합회 등 시·군 농업경영인 대회가 줄줄이 취소 및 연기되는 등 주요 농민단체 행사나 각종 교육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메르스 여파로 농어촌 관광객들이 줄어들면서 농어촌체험마을과 농어촌 상인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경기도 용인의 농촌체험농장인 한터조랑말농장의 김용덕 대표는 “6월과 7월에 보통 3000~4000명의 학생과 가족 체험객이 방문하는데 모든 계약이 취소됐다”며 “메르스로 인해 체험농장은 완전히 문을 닫은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 장기화되면 수출도 지장
품질·안전성 이미지 타격
일부 중국인은 접촉 피해
소비저변 확대 찬물 우려

 메르스 여파가 장기화될 경우 우리 농식품의 대외 이미지 악화로 이어지면서 농식품 수출 확대에도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출유관기관과 수출업계에 따르면 메르스가 농식품 수출에 당장 타격을 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메르스 불안감이 지속되면 해외 시장에서 좋은 품질과 높은 안전성을 내세웠던 우리 농식품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해외 소비저변 확대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중론. 특히 중화권 등 우리와 인접한 지역에서는 이에 대한 우려가 더 높아지고 있다.

 성광돈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칭다오물류유한공사 법인장은 “다음 달 열리는 칭다오 케이푸드페어 진행 등 당장에는 별 문제가 없으나, 최근 현지 매체들의 한국 메르스 관련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상황 여하에 따라 중국 내 우리 농식품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필형 at 베이징 지사장은 “최근 중국 정부가 해양수산부 관계자의 칭다오 수산양식장 방문 일정을 취소시키는 등 중국인들이 우리나라 사람들과의 접촉을 조심하고 있다”며 “메르스가 장기화되면 바이어와의 수출 알선과 같은 면대면 업무가 원활하지 않아, 신규 바이어 발굴 등 수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출업계도 메르스 여파로 농식품 수출에 불똥이 튈지 예의주시 하고 있다.

 인삼을 수출하는 우신산업의 황광보 대표는 “최근 만났던 대만 바이어는 예정된 회의 시간을 크게 줄이는 등 우리와 접촉을 최대한 피하는 눈치였으며, 중국 바이어는 생산현장 방문일정을 돌연 취소하는 등 수출계약 진행에 일부 차질을 빚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명상덕 연세우유 글로벌사업부 팀장은 “중국에서 우리 흰우유는 높은 신선도와 안전성으로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 이미지가 강한 편”이라며 “메르스 장기화로 인해 중국 내 우리 유제품의 안전성 시비가 일어날 경우, 이미지 타격에 따른 소비 침체로 유제품 대중국 수출확대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현지 동향을 수시로 파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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