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국회에서 취임선서를 마치고 나온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 잔디광장에서 시민들을 향해 손인사를 하고 있다. 이종수 기자
[이재명 21대 대통령 취임] 새 대통령에 바란다
현실성 있는 소득 보전책 절실
쇠고기 수입 개방 압박 막아야
농작물재해보험 확대 적용을
농민신문 전국종합 2025. 6. 4
“생산비 증가와 농산물 소비 침체, 일상화된 기상이변으로 농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새 대통령이 공약한 대로 농촌 소득을 확대해 농민들의 삶이 나아지는 정책을 펴주십시오.”
이재명 제21대 대통령에 대한 농민들의 기대가 크다. 특히 이 대통령이 농어촌 주민수당, 햇빛연금 등 농촌 주민 소득 확대와 ‘양곡관리법’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농어업재해대책법’ ‘농어업재해보험법’ 등 농업 4법 개정을 주요 농업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농가소득 안정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문병완 한국쌀산업연합회장(전남 보성농협 조합장)은 “최근 산지 쌀값이 80㎏당 19만5000원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3년 동안 전 정부가 약속한 20만원을 달성한 기간은 아주 짧다”며 “경영비 상승을 감안하면 20만원도 부족한 상황이라 의무수입량 감축, 소비 촉진 등 전방위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호 한국쌀전업농경남도연합회장은 “공익직불제만으로 농가소득을 지지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그보다는 농산물값 급변을 막고 농가 경영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새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회장은 선거 공약인 양곡관리법 개정에 힘을 쏟아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한우농가들은 소득 보전을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조만희 전국한우협회 대전·세종·충남도지회장은 “사료값 상승은 생산비와 직결돼 경영 부담을 가중시키는 만큼 이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현실성 있는 소득 보전책을 내달라”고 호소했다.
과도한 농축산물 수입으로 농축산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며 수급문제를 수입에 의존해 풀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문도 많았다.
고송자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광주전남연합회장은 “정부가 조생 양파 수확을 앞두고 저율관세할당(TRQ) 물량을 무분별하게 도입한 것이 양파값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며 “생산기반 안정을 위한 농민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TRQ를 남발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쇠고기 수입시장 완전 개방 압박에 단호하게 대응해달라는 요청도 나왔다.
조 지회장은 “30개월령 이상 저품질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면 싼값을 무기로 한우시장을 위협할 것”이라며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와의 관세 협상에서 한우농가들을 더이상 볼모로 삼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농작물재해보험 개선에 대한 요구도 많았다. 기상이변이 일상이 됐지만 농작물재해보험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반복되는 피해로 농가의 어려움이 크다는 것이다.
이용석 한국새농민충북도회장은 “기후변화로 농사짓기가 어려워지는 만큼 농작물재해보험 대상 품목과 보장 범위를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경표 충북 음성군 화훼협의회장도 “분화류는 농작물재해보험 대상에서 제외돼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면서 “농민이 안심하고 농사지을 수 있도록 농작물재해보험 체계를 개선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여성농·청년농을 위한 정책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고 회장은 “농업에는 정년이 없는데 유독 여성농민 대상 정책에는 연령 제한이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테면 ‘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 사업’ 같은 경우인데, 여성농민들은 농사일뿐 아니라 마을 공동체를 지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더 많은 정책적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말했다.
류진호 한국4-H중앙연합회장은 청년농을 위한 현장밀착형 정책을 요구했다. 류 회장은 “청년농 영농정착 지원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나 정부 지원이 끝나면 농지 구입과 임차에 어려움이 생겨 농촌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면서 “지원사업 이후 관리에도 신경 써 계획적인 정착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역의료·고향사랑기부제·지역화폐 등의 개선 요청도 많았다.
김승애 전남 담양군 여성농민회장은 “젊은층, 특히 여성들이 농촌을 기피하는 이유는 문화·복지 여건이 열악하고 여성의학과(산부인과)·소아과 같은 필수 진료과가 없기 때문”이라며 “지역의대 설치 등 농촌의 취약한 의료복지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경남 산청군에 거주하는 박지현씨(40)는 “고향사랑기부금은 산불 피해 복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사회를 위한 일에 쓰인다”면서 “새 대통령이 세제 혜택을 확실하게 늘려 더 많은 기부 참여를 이끌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강동철 강원 원주시이통장연합회장은 “지역화폐 사용처가 제한적이다 보니 정작 농촌 주민들은 실생활에서 쓰기가 어렵다”며 “농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려면 농자재나 생필품 구매에 쓸 수 있도록 농협 하나로마트나 자재센터 등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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