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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농협유통노동조합과 더불어민주당 진짜 대한민국 선거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2일 국회 의원회관 민주당 정책위원회 회의실에서 농산물 유통구조 혁신 등을 위한 정책협약을 체결했다. 농협유통노동조합 제공
협유통노조, 경제지주에 구매권 즉각 환원 촉구
경제지주, 구매권 쥔 채 ‘계열사 경쟁력 강화’ 도외시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2025. 6. 1
지난달 1일, ㈜농협유통은 창립 30주년을 맞이했다. 그러나 현재 농협유통은 조직 자체의 상품 구매권이 없이, 구매권을 틀어쥔 농협경제지주 측에서 넘겨주는 상품을 팔며 해당 상품에 대한 수수료 및 원가·판매가 간 차액(마진)을 농협경제지주에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농협유통·농협하나로유통 등 농협 유통계열사들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문제다. 구매권 없이 판매권만 가진 유통조직은 농산물 유통 영역에서 제대로 경쟁력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지적, 그럼에도 정작 농협중앙회·농협경제지주는 사실상 농협유통의 ‘경쟁력 미약’을 탓하며 계열사들에 ‘비용 절감(사실상 적자점포 폐점, 인력 조정이 핵심)’을 통한 비상경영을 압박하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 등이 제기된다.
원래 농협유통은 구매권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2021년 11월 농협경제지주가 농협의 유통 분야 4개사를 현재의 ‘통합 농협유통’으로 합치면서, 각 4개사가 갖고 있던 구매권은 농협경제지주가 가져갔다. 농협경제지주는 구매권을 일원화·규모화함으로써 유통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다.
유통조직에 구매권이 없다는 건 유통조직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유통현장 구조에 맞게 물품을 구매하기 어렵다는 뜻이며, 자체적으로 물품을 구매하지 못함에 따른 불필요한 비용(예컨대 농협경제지주에 지불해야 할 수수료·마진 등)의 발생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예컨대 물품 하나를 농협경제지주 측이 100원에 사서 농협유통 측에 110원에 공급하더라도(즉 원가보다 더 비싸게 팖으로써 그에 따른 마진을 농협유통 측이 농협경제지주에 내더라도) 농협유통이 농협경제지주에 문제 삼기도 어렵다. 일각에선 농협유통이 구매권을 환원받는다고 가정할 시 절감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수료 비용이 1년에 120억~130억원 가량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또한, 농협유통이 구매권을 가진 상태라면 유통조직 자체적으로 마케팅용·행사용 물량을 필요에 맞게 조절함으로써 홍보 역량 등 유통경쟁력을 갖출 여지가 늘어나나, 구매권이 없으니 그 또한 사실상 불가능하다.
농협유통의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농협유통의 구매권을 가져갔지만, 농협유통의 상황은 오히려 더 악화됐다. 지난해 농협유통은 영업손실 283억원, 당기순손실 287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 대한 책임을 농협유통 측에만 묻는 건 가혹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협유통은 1995년 설립 이래 지난해까지 28년간 농협중앙회·농협경제지주에 약 1700억원을 배당했고, 농업지원사업비 약 450억원과 임차료 약 4113억원을 부담하는 등 총 6267억원의 직접 기여금액을 담당했다. 그러면서도 농협유통의 자체적인 사업 손익은 약 2024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2010년 농산물·가공품·생필품 구매권을 1차적으로 농협경제지주 측에 넘기고, 2021년 통합 농협유통 출범 시 완전히 구매권을 넘기는 등의 과정을 거치며 오히려 적자가 심화한 측면이 컸다. 하물며 농협유통이 구매권 없는 ‘반쪽짜리 유통조직’으로 전락한 상황에서, 상술한 요인(농협경제지주에 수수료·마진 납부, 자체 경쟁력 확보 난항 등)으로 인해 더욱 경쟁력을 갖추기 힘든 측면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구매권을 확보한 농협경제지주가 ‘대규모 물량’ 위주로 농산물 등을 구매하려는 상황인 만큼, 기존에 농협유통이 구매권을 갖고 있을 때처럼 중소농으로부터 물품을 받을 여지도, 농협유통이 소농 생산 농산물의 상품성을 키워 시장 경쟁력을 키울 여지도 사라졌다는 지적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정작 농협경제지주, 나아가 그 뒤편의 농협중앙회는 구매권을 가져간 뒤 농협유통 등 유통계열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책임 있는 조치는 다 하지 않고 있다. 농협유통·농협하나로유통 등의 구매권을 가져가는 대신 농협경제지주 차원에서 손익 관리를 더 강화하겠다는 약속도, 각 유통계열사가 판매만 전담하는 과정에서의 적자는 충분히 예상되니 그에 대해선 책임을 묻지 않겠다던 약속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농협유통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인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농협유통노동조합(위원장 이동호, 농협유통노조)은 지난달 12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농협유통에 식자재 상품 등을 시작으로 상품 구매권을 즉각 환원하라고 농협경제지주에 촉구했다. 농협유통노조는 지난달 22일 더불어민주당과 △우리 농산물 판매 확대 △농산물 유통구조 혁신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협약을 체결하는 등 농협 유통구조 개혁을 위한 목소리를 점차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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