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세이프가드 제외…“안전장치 확보 미흡” 우려 고조
국회 비준서 철저히 검증, 무역이득공유제 등 대책 세워야
한국과 중국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에 정식 서명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가오후청(高虎城) 중국 상무부 부장은 1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한·중 fta 협정문에 정식 서명함으로써 국회 비준만 남게 됐다. 지난해 11월 10일 실질적 타결 이후 7개월 만이다.
향후 국회 비준을 거쳐 공식 발효될 경우 양국간 농산물 교류 확대에 따른 국내 농업피해가 가중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이번 협상에서는 한·미 및 한·eu fta에서 도입됐던 농산물 세이프가드(asg)가 제외돼 안전장치 확보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는 기준치를 초과한 물량에 대해 추가관세를 부과하는 개방 완충장치인데 중요 농산물의 양허제외로 도입하지 않았다는 것이 통상 당국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국회 비준 과정에서 철저한 검증과 무역이득공유제 제도화 및 종합적인 농업분야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여론이어서 주목된다.
한·중 fta 협정 결과 우리나라는 품목 수 기준 92%(1만1272개), 수입액 기준 91%(736억 달러)를 향후 20년 이내에 단계적으로 자유화한다. 중국은 품목 수 기준 91%(7428개), 수입액 기준 85%(1417억 달러)를 철폐하기로 했다. 농수산물의 경우 2013년 기준 수출이 9억4700만 달러인 반면 수입은 47억1400만 달러로 37억6700만 달러 적자를 보일 보일만큼 수입이 많다. fta 결과 농산물은 전체 1611개 품목 가운데 초민감품목 581개(36.1%)와 민감품목 441개(27.4%) 등 1022개(63.4%)는 관세 즉시 철폐에서 제외했다. 쌀과 쌀 관련제품(16개 세 번)은 협상 대상에 올리지 않았다. 쇠고기와 돼지고기, 감자, 사과, 배, 포도, 고추, 마늘, 양파, 인삼, 갈치, 오징어 등은 양허 제외하거나 저율할당관세(trq) 및 관세 부분감축을 적용했다.
하지만 김치, 혼합 조미료, 기타 소스(다대기)는 관세 부분 감축에 따른 수입증가와 국내 피해가 우려되는 품목으로 분류된다. 이와 함께 수입물량이 많은 콩, 참깨, 팥 등과 수산물인 낙지, 바지락 등도 trq를 허용했다.
이번 정식 서명과 함께 정부는 한·중 및 한·베트남 fta에 대한 국내 대책을 병행 추진한다. 대책방향은 밭 농업 경쟁력 제고와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 등이다. 밭 농업 등 경쟁력 제고는 주산지 중심으로 규모화된 밭작물 생산·공급체계를 구축하고, 수입보장보험을 도입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피해보전 직불제 내실화와 농업정책자금 금리의 1~2% 포인트 인하를 추진한다. 아울러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농가 조직화·규모화를 촉진하고,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및 6차 산업화를 통해 첨단농업 선도세력 양성 및 부가가치 창출에 나선다. 특히 농업계가 요구하고 있는 무역이득공유제 법제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주목된다.
이제 남은 절차는 국회 비준이다. 농민단체는 국회 비준에서 철저한 검증과 종합적인 지원 대책 마련과 예산 확충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성명서에서 “국민경제를 지탱하는 1차 기간산업인 농업의 가치는 물론 농업인의 생존권을 지켜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는 fta를 포함한 종합적인 농업·농촌 지원 대책과 관련예산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농업인력 육성 △정책자금 금리 인하와 농신보 개선 등 농업금융 대책 △농가소득 및 경영안정망 구축 △농업경쟁력 강화와 6차 산업화를 위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관계자는 “한·중 fta는 농어업 분야에서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fta 피해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는 한 국회 비준동의안에 대해 강력히 반대할 것”이라며 “농림축산식품부 뿐만 아니라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의 관련부처가 실질적인 fta 피해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농해수위 차원의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문광운·조영규 기자 |
[농민신문] 봄배추 수급안정 위해 정가·수의매매 확대 
[농축유통신문] 계약재배 확대 실효성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