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과수 작황이 저조하다. 복숭아와 사과 등의 개화기 냉해가 원인이다. 착과 후 과가 커지면서 저온으로 인한 피해가 속속 확인되고 있다.
정도 차이는 있으나 복숭아는 대부분의 농가가 냉해를 입었다. 우선 착과량이 적다는 게 농민들 얘기다. 영동군 양강면 김영기씨는 “수정이 안돼 달린 과일이 별로 없다. 4월에 눈도 왔고 기온이 낮아 꽃이 냉해를 입은 것이다. 수정된 것도 과가 작다. 적과할 때 보면 과 크기가 콩알만한 것도 많다. 다 냉해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괴산군 불정면 김종설씨는 6000평 과원 중 절반 가량이 냉해를 입었다고 한다. 수정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아 착과 후 떨어진 열매가 많다는 것이다. 만생종에서 피해가 큰데 꽃피는 시기에 서리가 내렸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냉해는 생육 초기에만 나타나는 게 아니라고 한다. 중기나 후기에도 낙과 혹은 핵할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는 “불정면 복숭아 농가가 120호 정도 되는데 거의 피해가 났다. 1차로 수정이 안됐고 착과 후에 많이 떨어졌다. 지금은 멀쩡해 보여도 수확기까지 피해가 나기 때문에 장담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음성군 감곡면에서 1만2000평 복숭아 농사를 짓는 한재식씨도 냉해를 입었다. 우선 착과가 안돼 빈가지가 많다는 것이다. 또 착과가 됐어도 과가 작고 찌그러진 기형과가 많다고 한다.
수확시기에 낙과가 우려되는 현상도 보인다고 한다. 씨를 갈라보면 씨방에 빈 공간이 많은데 이런 열매는 나중에 낙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는 “천중도나 황도 계통이 수정이 잘 안됐다. 착과 된 것도 수확기에 우수수 떨어지는 현상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복숭아는 전반적으로 발육이 저조하다는 농가가 많다. 저온으로 정상 비대가 되지 않는 것이다. 충북원예농협 이종근 과장은 “결실량이 적은 것도 있고 발육이 안좋다. 과가 굵어지지 않는 것이다. 때문에 적과가 최소 1주일에서 열흘 가량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원협 농작물재해보험 담당 이길우 계장은 “사과와 복숭아 보험 가입 농가중 40% 정도가 피해 접수를 했다. 예년에 비해 접수 농가가 많다”고 말했다.
충주농협의 경우 보험에 가입한 복숭아 농가 전체가 피해 접수를 했다고 한다. 총 373 농가가 접수한 것이다. 음성군 감곡농협도 보험에 가입한 200여호의 농가가 모두 피해접수를 했다.
사과도 비슷하다. 괴산군 연풍면 정순화씨는 “아침으로 날이 추우니까 잎도 활짝 피지 못하고 움츠려 있다. 과일도 크기가 작다. 이런 현상이 눈에 띠게 나타나고 있다. 홍로가 피해가 심하다. 꽃이 일찍 피고 날씨에 민감해서 더 그렇다”고 말했다.
충북원협 이종근 과장은 “중심화가 많이 없었다. 측화가 수정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 과가 작고 꼭지가 짧아 나중에 낙과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홍로, 후지 구분없이 냉해가 왔고 시나노골드가 특히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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