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당 공약집 들여다보니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2025. 5. 30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사전투표 기간(5월 29~30일)을 앞두고 21대 대통령선거 정책 공약집을 뒤늦게 공개했다. 양당의 공약집에는 분야별 직불금 확대, 농업용 전기세 인하, 지역화폐 발행 지원 의무화, 후계농업육성자금 지원 확대 등 그동안 농민단체가 꾸준히 요구해 온 과제들이 다수 반영됐다. 차별화된 접근과 이색적인 농정 공약도 눈에 띈다. 민주당의 식량주권법 제정이나 청년농·기후변화대응직불금 도입, 국민의힘의 농촌형 우버 도입, 고령농 똑똑확인 서비스 등이 그것이다. 누가 당선되든 상대 후보의 좋은 공약은 수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각 당이 제시한 주요 공약을 살펴본다.
# 이재명 후보의 공약집엔
이재명 후보는 기후위기 시대, 국민의 먹거리는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국가책임농정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공약으로 ‘식량주권법’ 제정을 제시했다. 식량안보 강화와 함께, 국민의 먹거리 기본권을 법적으로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또한 소비자의 알권리와 안전한 먹거리 보장을 위해 △GMO(유전자변형식품) 완전표시제 도입 △임산부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 재도입 △초등학교 과일간식 사업 재개 등도 공약했다.
직불금 제도에서도 큰 변화가 예고된다. 기존의 공익직불제 확대와 함께 청년농·기후변화 적응·경축순환·동물복지 등의 신규 직불금도 대거 도입한다. 청년농 직불금은 청년농의 영농 초기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되며, 기후변화대응직불금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농업 활동을 지원하는 직불금이다. 경축순환직불금은 축산분뇨를 활용한 친환경 순환농업 실천 농가 대상, 동물복지직불금은 동물복지 인증 기준을 준수하는 축산농가 대상 지원이 이뤄진다. 임업분야에선 임업직불제 확대와 함께 농업분야에서처럼 산림공익가치 보전지불제 및 은퇴 부재 산주의 산지를 임업인에게 연결해주는 산지은행이 도입된다.
청년농업인 예비농업인제 도입, 여성농업인의 경영주 지위 인정 등도 눈여겨볼 공약이다. 축산단체가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한우산업의 전환 및 지원법 제정 등 축종별 개별법을 구축, 축종별 육성 지원을 하며 고위험 감염병 지역·축종별 예방 관리 체계도 구축한다.
인구소멸위기 지역을 대상으론 지정대상을 확대하며, 인구감소지역 내 법인세와 소득세 감면 확대도 검토한다. 소멸위험지역 교육 수준을 높이기 위해 유·초·중·고통합학교 모델을 확대하고, 농산어촌형 하이브리드형 마을교육체계를 구축해 교육청, 지자체, 지역산업체, 시민단체 등이 협력하는 마을교육체계로 전환해 지역과 학교의 상생기반을 마련한다.
재정 규모가 열악한 지자체에 도움을 주고자 지역사랑품권 등 지역화폐 발행 지원 의무화와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위해 법인의 고향사랑 기부 허용, 세액공재 금액 상향 등도 진행한다고 제시했다.
# 김문수 후보의 공약집엔
김문수 후보는 농가의 경영 부담 완화를 위한 세부적인 공약을 내놨다. 농어업용 전기료 인하로 농어가의 경영부담을 가볍게 하겠다는 것이다. 2030년까지 도축시설 산업용 전기료 20% 감면할인 특례를 연장하고, 도축장 운영자금 융자 지원 규모 확대로 축산·도축업계 부담을 완화한다.
농업분야 국세·지방세 일몰 연장과 농업인 무기질비료·사료구매자금 등 농자재 지원 확대도 약속했다.
고령 농업인 돌봄 공약도 내놨다. 농촌지역 70대 이상 독거노인 대상 ‘똑똑안부확인서비스’를 지원한다. 이 서비스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독거노인 및 장애인의 안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긴급 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또 고령 영세농가를 대상으로 생분해성 필름 구매 시 일반 필름과의 차액을 지원해준다. 고령농 의료바우처 등 농촌형 의료 특화 서비스 확대를 위해 원격 진료 법제화, AI 기반 건강관리 플랫폼을 구축하며, 지역거점 공공병원 확충으로 농촌 의료인프라의 디지털 전환과 전문인력도 확보한다. 70세 이상 고령농에겐 의료바우처도 지원한다.
농촌형 우버 도입도 눈에 띈다. 이 공약은 대중교통이 부족한 농어촌 지역에서 일반 개인 차량을 활용한 유상 승차공유 서비스를 합법화해, 주민들의 이동 편의를 증진시키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후계농업육성자금 지원은 확대한다. 이를 통해 청년농 귀농·귀촌과 창농·창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것으로, 청년농업인 선발 인원 증가에 비례해 후계농 육성자금 예산을 확보할 방침이다. 영농상속공제·영농자녀 증여 특례 한도·대상 확대로 원활한 영농 승계 지원도 약속했다. 이외 2030년까지 밭농업 기계화율 75%까지 상향과 GMO 완전표시제 도입으로 먹거리 안전성 확보와 소비자 알권리 보호에 나선다는 공약도 내놨다.
임업분야에선 탄소중립·재해방지 등 산림 공익기능 증진활동 선택형 직불제를 신규 도입하고, 양도소득세 등 세제 개편 등도 도모, 2030년까지 임가 소득 20% 상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범진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조정실장은 “식량안보 사수와 국민 먹거리 보장에 앞장서는 농업·농촌·농민을 위한 고민은 정당 구분이 없어야 한다”며 “누가 당선되더라도 공익형 직불제, 수입안정보험, 농식품바우처 등 농촌현장에서 필요한 정책들도 지속해서 확대해 나가야 한다. 타 정당 공약이라도 농업부문에 도움이 된다면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국정과제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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