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보다 이른 더위, 무·배추 높은 값에 수요 증가 불구
몇 년째 계속된 바닥세에 작목전환 늘어 재배면적 감소
열무 1.5kg 2000원대 초중반, 얼갈이 1000원 중반 강세
무더위 효과와 대체 품목인 배추·무의 높은 시세가 맞물려 열무와 얼갈이(배추)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물량이 이를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바닥세로 인해 재배 품목을 전환한 농가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한여름까지 이 같은 물량부족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열무와 얼갈이 시세는 강세다. 열무의 경우 지난 1일 가락시장에서 1.5kg단 상품 기준 평균 경락가가 2305원을 기록했다. 5월말부터 6월을 넘어선 현재까지 2000원대 초중반의 강보합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 지난해 이 시기 열무 시세는 800~900원 선에 머물렀고 평년에도 최근 5년 내 1000원 중반을 넘어선 적이 없었다.
얼갈이 역시 마찬가지. 1일 가락시장에서 얼갈이 평균 상장매매가는 1350원(1.5kg단 상품)을 나타내는 등 최근 1000원 중반대 시세가 지지돼, 평년 시세였던 지난해 시세의 두 배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열무와 얼갈이는 최근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무더위가 평년보다 일찍 찾아오면서 열무김치와 국수, 밑반찬 등으로 쓰이는 이들 품목의 인기가 높아졌고, 여기에 열무·얼갈이와 대체 경쟁품목인 배추와 무가 봄 산지 생산량 감소 등으로 시세가 높아 열무와 얼갈이 수요도 동시에 상승한 것이다.
반면 시세와 수요가 증가하면 자연스레 늘어야 할 물량은 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마지막 주(6일) 가락시장에 반입된 열무 물량(정산내역)은 837톤이었다. 반면 올해 같은 기간 시장 반입물량은 732톤에 그쳤다. 지난해 바닥세로 인해 산지에서 폐기하거나 시장에 출하하지 못한 물량이 많았음에도 불구, 올해가 더 시장 반입물량이 줄어든 것이다. 얼갈이 역시 지난해 676톤 보다 줄어든 639톤이 올해 같은 기간 시장에 들어왔다.
수요 증가에 맞춰 물량이 늘어야 하지만 실상은 그와 반대가 되고 있다. 지난해 배추·무 등의 대체 품목과 함께 열무와 얼갈이 시세도 워낙 낮았고, 이 영향으로 올해 작목을 전환한 농가들이 많아 재배면적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 현재 주 출하지역이 포천, 고양 등 수도권 근교의 경기 지역인 가운데 이곳 농가들이 상대적으로 지난해 시세가 괜찮았던 시금치나 실파 등으로 작목 전환을 많이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선 한여름까지도 물량부족 현상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가락시장의 김성언 한국청과 경매차장은 “지난해 이 시기 열무와 얼갈이 시세가 바닥세여서 이 여파로 올해는 포천 등 서울근교를 중심으로 열무·얼갈이를 재배했던 농가들이 시금치나 실파 등으로 작목을 전환했다”며 “실제 시장 반입량을 보면 열무와 얼갈이는 크게 줄어든 반면 시금치와 실파 등은 늘어나고 있다. 시금치가 지난해보다 20%, 실파가 40~50%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열무와 얼갈이는 한여름으로 갈수록 더 소비가 늘어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물량은 늘지 못해 8월까지도 현재와 같은 기현상이 이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