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악의 더위였던 지난해 무더위 속 선풍기 점퍼를 착용하고 농작업하는 농민들. 농민신문DB
세계기상기구, 전 지구 1~10년 기후 보고서 발표
산업화 이전보다 2℃ 넘게 상승 가능성 첫 제기
전문가들 “최근 10년 가장 더워…추세 지속 전망”
농민신문 박준하 기자 2025. 5. 28
기후위기가 한층 더 가까이 다가왔다. 앞으로 5년 안에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2℃ 넘게 상승하는 해가 나타날 가능성이 처음으로 제시됐다. 국제사회가 절대 넘지 말자고 약속한 ‘기후 한계선’이 실제로 위협받기 시작한 것이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8일 공개한 ‘전 지구 1~10년 기후 업데이트(GADCU)’ 보고서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보고서는 WMO 기후예측선도센터인 영국 기상청이 주도해 매년 발간하며 올해는 한국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을 비롯한 세계 14개 기상기관의 전망이 함께 반영됐다. 이번 보고서에는 220개의 기후예측 시나리오가 사용됐다. 여러 모델을 종합해 평균값을 도출하는 ‘앙상블 예측’ 방식으로 신뢰도를 높였다. 이는 지난해보다 30개 늘어난 수치다.
보고서는 2025년부터 2029년까지 5년 중 적어도 한 해는 지표 근처 평균기온(지표에서 약 1.2~2ｍ)보다 연평균 기준으로 2℃ 넘게 상승할 가능성이 약 1%라고 밝혔다. 낮은 확률이지만, ‘2℃ 초과’ 전망이 공식 보고서에 포함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구 평균 온도가 2℃ 넘게 오르면 기후는 돌이킬 수 없는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 세계는 파리기후협약을 통해 산업화 이전 대비 온도 상승을 2℃보다 ‘현저히 낮게’ 유지하고, 가능하면 1.5℃ 이내로 억제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1.5℃는 ‘지켜야 할 목표’, 2℃는 ‘넘지 말아야 할 마지막 경계선’이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이 마지노선을 넘을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2025~2029년 중 한 해라도 평균 기온이 1.5℃를 넘을 확률은 86%에 달하며 ‘역대 가장 더운 해’ 기록이 경신될 가능성도 80%에 이른다. 실제로 현재까지 가장 더웠던 해는 2024년으로, 산업화 이전보다 평균 1.55±0.13℃ 상승했다.
기온 상승이 1.5℃와 2℃일 때의 차이는 단순히 ‘0.5℃’가 아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평균 온도가 2℃ 오르면 해수면 상승 폭은 0.30~0.93ｍ에 달해, 1.5℃ 상승 시보다 평균 10㎝ 이상 높다. 이는 해안 저지대에 사는 1천만 명 이상이 추가로 위험에 노출된다는 의미다.
또한 보고서는 향후 5년간 매년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2~1.9℃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기간 5년 평균 기온이 1.5℃를 초과할 확률도 70%에 달한다.
다만 파리협정에서 정한 1.5℃와 2℃는 ‘장기 온도 목표’이기 때문에 어느 한 해의 온도가 이 기준을 넘었다고 해서 곧바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WMO도 “2015~2034년의 20년 평균 기온이 1.5℃를 넘지 않는다면 협정 목표는 유지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 배럿 WMO 사무총장은 “최근 10년은 인류 역사상 가장 더운 10년이었다”며 “이번 보고서는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가 우리 삶과 생태계, 경제에 끼칠 부정적인 영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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