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6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대정농협유통사업소에서 2025년산 제주 마늘 첫 수매가 이뤄지고 있다
kg당 상품 4300·중품 3700원
지난해 대비 500원 인상 불구
늦은 파종·저온 탓 중품 늘어
농가 체감 수매가는 4000원 아래
“재배 지속 위해 소득 보장해야”
한국농어민신문 서귀포=강재남 기자 2025. 5. 27
“올해산 마늘 수매가가 상품 기준 4300원으로 결정됐지만, 늦은 파종과 구 성장기 저온으로 상품 비중이 줄고 중품 비중이 늘어 농가 체감 수매가는 4000원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제주에서 올해산 마늘 수매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가운데 마늘 수매가를 두고 농협과 농가 간 인식차를 보이고 있다.
제주지역 마늘 주산지인 대정농협(조합장 강성방)은 지난 26일 서귀포시 대정읍 대정농협유통사업소에서 2025년산 제주 마늘 첫 수매를 시작했다.
대정농협은 앞서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올해산 마늘 수매가를 품위 기준 kg당 상품 4300원, 중품 3700원, 하품 310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당초 계약단가 3500원보다 800원, 2024년산 대비 500원 인상된 가격으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가격이다.
강성방 조합장은 “수확량과 제고 등을 고려해 지난해보다 수매가 500원 인상을 결정했다”며 “깐마늘 가격이 올라 마늘 수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정부에 수확시기에는 수입을 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정농협 마늘 수매를 시작으로 다른 지역농협들도 대정농협 수매가에 맞춰 수매가를 결정해 순차적으로 수매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제주지역 마늘 농가들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올해산 마늘 수매가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강경택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제주도지부 회장은 “지난해 이상기후와 저온으로 마늘 파종이 적기에 이뤄진 비율이 40%에 그쳤다”며 “파종이 늦고, 마늘 구가 커져야 할 4월 기온이 낮아 구가 크지 못한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가 크지 못하면서 평년 상품 70%, 중품 20%, 하품 10%의 품위가 올해의 경우 상품 30%, 중품 50%, 하품 20%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마늘 수매가가 상승했어도 상품이 줄고, 중·하품이 늘면서 농가가 체감하는 마늘 수매가는 4000원 이하 수준”이라며 “중품이 증가해도 생산량이 많으면 좋지만, 단수가 5kg을 넘지 못해 소득 향상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마늘 수매 현장을 찾은 박태환(56)씨는 “마늘 구가 커져야 할 4월 평균 기온이 15도 이상이 돼야 하지만, 올해는 9~10도에 머물러 구가 크지 못했다”며 “상품과 중품 비율이 반반 정도로 예상돼 수매가가 4300원으로 결정됐지만 실제 느끼는 것은 4000원 선”이라고 얘기했다.
이어 “지난해까지는 상품과 중품 가격차이가 400원 정도였지만, 올해는 600원으로 차이가 더 커졌다”며 “상품 품위에서도 고르기 여부에 따라 200원 가량 차이가 발생해 실질 체감 가격은 더 낮다”고 덧붙였다.
박 씨는 “농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평당 1만7000원 이상이 생산비로 들어가는 상황에서 수매단가가 조금 높아졌다고 농가들이 만족하기는 어렵다”며 “소득이 돼야 농사를 짓는데 단가 문제로 마늘 재배면적이 줄어들면, 월동채소 과잉 문제를 야기한다는 점을 인식해 마늘 농가들이 계속해서 마늘을 재배할 수 있도록 적정 가격을 결정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산 마늘 재배면적 및 생산예상량은 전국 2만2837ha·29만6922톤, 제주 909ha·1만3167톤이며, 제주지역 마늘 재배면적은 전년대비 16.5%, 평년대비 33.5%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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