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감자가격 높아 재배의향면적 전년보다 18% 증가…휴경지 등 재배 들썩
배추도 증가 분위기…모종 물량 평년보다 많고 상인도 “시세 높다” 파종 장려
고랭지 지역을 중심으로 배추와 무, 감자, 당근, 콩 등 노지채소류 파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품목으로 재배가 몰릴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대다수의 작목 시세가 낮았던 반면 올해는 파종 시 품목 간 시세편차가 커 현재 좋은 시세를 유지하는 쪽으로 파종이 편중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것. 자칫 앞으로 이들 물량이 본격적으로 출하될 시기 홍수출하 및 가격폭락 등 물량조절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어 사전 조절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품목은 감자. 고랭지 지역까지 상당수 파종이 마무리된 감자의 경우 6월 중순 이후 여름철 내내 출하되는 가운데 이 감자 물량이 상당히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들어 5월 중순 현재까지 감자 시세가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이 영향이 감자 파종에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
이미 지난 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전망한 고랭지 감자 재배의향면적은 지난해보다 18% 증가해, 올해 고랭지감자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16%, 평년보다 9%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이 발표 이후에도 감자 시세는 계속 높았고, 이에 산지에선 휴경지 등에서도 감자 재배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강원지역의 손명서 산지유통인은 “올해 비가 많이 와 일부 감자 주산지에 역병까지 돌아 물량이 상당히 줄었고, 이에 감자 시세가 높게 형성돼 있었다”며 “이로 인해 고랭지 지역의 경우 평년보다 20% 이상 물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어 홍수출하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6월 들면 본격적인 파종에 들어갈 배추의 경우에도 물량 증가가 감지되고 있다. 현재 봄배추 생산량 감소 및 출하시기가 늦춰져 배추 시세가 비교적 양호하게 형성돼 있는 가운데 이에 기인해 배추 파종에 많이 들어갈 것으로 산지 동향이 포착되고 있다. 산지 농가들은 모종장에 가보면 평년보다 많은 양이 길러지고 있다고 밝히며, 여기에 상인들도 배추 시세가 높다는 점을 내세우며 농가들에게 배추 파종을 장려하며 다닌다고 전하고 있다.
강원도 정선에서 배추와 무를 재배하는 농가 오경호(55)씨는 “배추 모종장에 가보면 알 수 있는데 현재 여기에 많은 양의 배추 모종이 길러지고 있다. 종묘업체도 그렇게 분석하고 있다”며 “아무래도 시세가 좋기 때문에 기대심리가 있어 배추에 많이 집중하는 것 같고, 상인들도 시세상승에 편승해 부추기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반면 이들 작목과 파종시기가 비슷한 무와 당근, 콩 등은 파종 시 낮은 시세로 인해 품목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출하기 물량이 몰리는 쪽은 가격이 폭락하고 물량이 적은 품목은 수입산으로 대체하는 등 후폭풍이 상당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파종물량 조절부터 출하시기 분산출하 유도까지 다양한 조절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강원도 태백농협의 한 관계자는 “고랭지 지역의 경우 대표 품종이 배추와 무에 감자, 당근, 양채 등으로 꼽을 수 있는데 이미 농가들이 하는 기본 양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기 때문에 조금만 물량이 몰려도 시세가 폭락하거나 폭등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만기 한국신선채소협동조합장은 “지난해의 경우 거의 모든 품목의 시세가 낮았지만 올해는 품목 간 시세 편차가 큰데 이는 작목선택을 하지 못한 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고랭지 등 노지물량은 휴경하는 밭이 많은데 이런 데에서도 파종 시 시세가 좋으면 파종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올해는 그럴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기에 파종기에서부터 출하시기까지 수급조절이 지금부터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
[한국농어민신문] 기후변화 대응 농어업정책 마련 서둘러야 
[농민신문] 배추 값 상승에 호들갑 떠는 언론·정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