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김문수 농정공약 비교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2025. 5. 27
이 “국가 책임 농정, 직접 지원” 김 “농업 체질 개선, 규모·고도화”
# 주요 농정 공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농어촌 주민 공익적 기여
‘수당·햇빛연금’ 통해 지원
양곡법 등 ‘농업 4법’ 개정
농업인 퇴직연금제 등 추진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농업의 자립성·경쟁력 확보
노지 채소·과수 거점 조성
농지 소유·임대 규제 완화도
8대 노지작물 등 수급안정 약속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 모두 농업을 “식량안보산업이자 전략산업”이라 강조하며 농심에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공약 내용을 들여다보면 농업을 바라보는 시각과 접근 방식은 뚜렷하게 나뉜다.
이재명 후보는 ‘국가 책임 농정’을 전면에 내세우며, 농촌의 지속 가능성을 정부가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핵심은 농어촌 주민의 공익적 기여에 대한 직접 지원이다. 특히 당 후보 선출 이후 공식 선거운동 전까지 소멸 위기 지역 등을 돌며 강조한 ‘농어촌주민수당’과 ‘햇빛연금’이 대표적이다.
농어촌주민수당은 국토 관리, 지역사회 유지 등 농어촌 주민의 공익 기여 활동과 관련해 소멸위기 지역 거주자부터 단계적으로 지급하겠다는 구상이다. 햇빛연금은 농가 지붕과 유휴 공간을 활용한 재생에너지 생산으로 햇빛소득마을을 조성하고, 태양광 수익을 주민에게 연금 형태로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난방, 복지, 영농 전력까지 마을 단위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윤석열 정부에서 재의요구권(거부권)으로 좌절된 양곡관리법 등 ‘농업 4법’ 개정을 통해 선진국형 농가소득 및 농업재해안전망을 도입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여기에는 쌀을 비롯한 밀, 콩, 채소, 과일 등 주요 농산물에 대한 가격안정제가 담겼다. 농업재해피해복구비 지원 단가 현실화, 필수 농자재 지원제, 농업인 안전보험 보장범위 산재보험 수준으로 단계적 확대, 농업인 퇴직연금제 도입 등도 이재명표 농정 공약의 핵심이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농업 생산구조의 근본적 개편’을 강조하며 산업의 체질 자체를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농업의 자립성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규모화와 고도화를 추진하고, 경쟁력 있는 작물 중심의 재배 체계로 무게 중심을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 맞춤형 작부체계 전환, 경영기반 전문화, 수익성 확보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노지 작물과 과수 중심의 스마트 농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노지 채소와 주요 과수 품목에 거점 단지를 조성하고, 위성관측·AI 기반 작황 예측 시스템을 도입해 공급 불안정을 사전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후보는 농촌 자율규제혁신지구 조성으로 농촌 일자리·경제 활성화도 공약했다. 농지·소유 임대 규제 완화, 외부 기업 유치와 세제 감면 지원, 거주자 정주·복지 기반 조성 등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김문수 후보는 윤석열 정부에서 취한 생활물가 부담 완화 정책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배추·무 등 8대 노지작물과 사과·배 등 5대 과수 품종의 수급 안정을 통해 생활물가 부담을 낮추고, 농축산물 유통구조 혁신과 직거래 활성화 등 유통 개혁도 함께 제시했다.
# 쟁점별 두 후보 정책 비교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 모두 농업 정책의 핵심이자 근본인 농업 예산, 농지 정책 등의 공약도 제시했다. 농업 예산 확대에 대해선 두 후보 모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시각차는 드러났고, 농지와 쌀 정책과 관련해선 뚜렷한 입장차를 보였다.
<농지>
이, 공공비축 농지 확대 등 통해
신규 진입 인력에 공급 추진
김, 자경의무 기간 8→3년으로
농업진흥지역 해제 지자체 위임
▲ 농지
두 후보 모두 농지 정책 개선을 화두로 제시했지만 접근 방식은 다르다.
이재명 후보는 농지 이용 집적화, 임대차 허용 확대, 공공비축 농지 확대를 통해 청년농 등 농촌 신규 진입 인력에게 농지를 공급하겠다는 입장이다.
농지 규제 대폭 완화에 방점을 찍은 김문수 후보는 농지 취득 후 자경 의무기간을 8년에서 3년으로 줄이고, 상속·이농 농지의 소유 상한(1ha)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농업진흥지역 지정·해제 권한을 지자체로 넘겨 지역 맞춤형 농지 활용 구조를 만들겠다고 했다.
▲농업예산·직불금=농업 예산 확대에는 두 후보 모두 공감했지만, 세부 내용은 상이하다.
이재명 후보는 농업 예산 규모와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3년 전 대선 후보시절과 달리 구체적인 수치는 알리지 않고, 농정부처가 주도적으로 예산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입김에서 벗어나 농림축산식품부가 우선순위를 배정해 예산을 편성할 수 있도록 하는 실링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22일 열린 대선 농정비전 발표회 당시 임미애 의원 발언에 따르면 지금처럼 기재부에 예산안을 올려 예산을 삭감하는 시스템으로는 농촌사회에서 절실하게 요구하는 예산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상황을 고려했다. 또 공익직불금 확대와 다양한 직불제도 도입을 추진해 농정예산에서 직불 비중도 높일 계획이다.
김문수 후보는 전체 국가 예산 중 농식품 분야 예산을 현 2.8% 수준에서 5%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식량 안보라는 대의성이 있어 부처별 재정 배분을 통해 농식품부 예산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농업직불제 예산은 2030년까지 7조원 이상, 기본직불금 단가는 현실에 맞게 조정, 지급 요건은 합리적 개편을 내세웠다. 다만 윤석열 전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농업직불금 예산을 5조원까지 확충하겠다고 했지만 예산이 수반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켜지지 못해, 직불금 7조원 확대에 대한 예산 확보의 숙제도 주어졌다.
<쌀>
이, 수확기 과잉 생산 쌀 시장격리
인센티브 늘려 타 작목 전환 유도
김, 각종 직불제 강화로 재배 감축
벼 재배면적 조정제 지속 추진도
▲ 쌀 정책
국민 주식인 쌀 정책을 보는 두 후보의 견해는 뚜렷이 나뉜다.
쌀 정책과 관련해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 거부권으로 세 차례 좌초된 양곡관리법의 재추진을 시사하고 있다. 양곡관리법을 개정해 수확기 이후 과잉 생산된 쌀에 대한 시장 격리를 추진해 쌀값을 안정적으로 보장하고, 인센티브 확대와 판로 보장을 통해 타 작물 경작 전환을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전략작물직불제 확대, 벼 재배면적 감축을 유도할 다양한 직불제 강화로 쌀값을 안정시키겠다고 밝혔다. 벼 재배면적 감축을 위한 윤석열 정부의 벼 재배면적 조정제도 지속 추진될 전망이다.
다만 두 후보 모두 쌀 과잉 생산을 막기 위해 대체작물 육성이 필요하다는 인식은 같아, 어느 후보가 대권을 잡아도 타작물 육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농업의 스마트화=두 후보 모두 농업의 스마트화를 약속했지만, 강조점은 다르다.
이재명 후보는 스마트농업 확산으로 농산물 생산·유통·소비 디지털 혁신을 일구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의 스마트농업은 정밀 농업 확산과 스마트 관제 시스템 구축 등 농장의 스마트화로, 생산량 증대에 초점이 맞춰진 스마트팜 확산과는 구분된다.
김문수 후보는 기계화, 자동화, 정보기술 도입을 전면에 내세우며 노지 작물·과수 중심의 스마트팜 거점단지 조성을 통해 생산 효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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