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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사고는 농협이 치고, 피해는 조합원이 떠안는 공동대출 함정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5-05-18 조회 395
첨부파일 67202_45693_4148.jpg
*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농협 광릉지점 전경. 최근 진접농협은 부동산 공동대출 참여에 따른 적자문제 심화로 진접농협 광릉지점 및 하나로마트 연평점 건물·토지 등을 매각하려는 상황이다.




          경기침체 속 부동산 대출금 못 돌려받는 농협 속출

          경영난 인한 조합원 이익 감소, 구조조정 문제 심각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2025. 5. 18



 경기침체 심화 상황에서 부동산 공동대출에 참여한 결과, 조합 운영이 어려워질 정도의 경영난을 겪는 지역농협들이 속출하고 있다. 해당 조합들은 조합원에게 돌아갈 예정인 금액을 줄이거나, 직원 대상 구조조정을 실시하거나, 조합 자산을 매각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응 중이다. 하나하나가 농협의 ‘제 살’, 즉 조합원의 이익을 깎아 먹는 방식이다.

지역농협에서 부실 발생으로 결손금이 대량 발생할 시, 해당 농협에선 다양한 명목으로 적립했던 금액을 결손금 보전 명목으로 써야 한다. 그중 사업준비금의 경우, 지역농협 조합원의 당해연도 사업 이용실적에 따라 추가로 적립해 조합원이 탈퇴할 시 출자금과 함께 조합원에게 지급될 수 있도록 농협 내부에 적립해 놓은 금액이다. 사실상 농민조합원의 퇴직금에 가깝다.

최근 부동산 공동대출 과정에서 건설사에 빌려준 금액을 돌려받지 못함에 따른 적자 심화로, 일부 지역농협에선 사업준비금까지 건드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경북 의성축협, 충북 청주 강내농협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농민조합원 입장에선 농협 측의 방만한 대출로 인해 본인들의 퇴직금을 까먹히니 불만을 표출하지 않을 수 없다.

경기도 구리·남양주 지역 관내 농협 다수도 부동산 공동대출에 나섰다가 ‘공멸 위기’에 처했다. 이 공동대출을 실질적으로 주도했던 구리농협의 경우 조합원 대상 배당을 중지한 것으로도 모자라, 구리농협 본점 건물을 매각해야 했다.

공동대출에 함께했던 남양주 진접농협 역시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서는 중이다. 진접농협은 부동산 공동대출 참여 과정에서 대출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해 경영난에 직면했다. 진접농협의 올해 3월 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 약 31억46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진접농협은 올해 3월 말엔 약 9억92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진접농협은 현재 진접농협 광릉지점 및 진접농협 하나로마트 연평점 건물·토지 등의 매각 공고를 낸 상황이다. 앞서 2개의 하나로마트 매장을 매각한 것으로도 모자라 자산을 추가 매각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진접농협이 지난 3월 처음 해당 건물·토지의 매각 공고를 낸 이래 현재까지도 매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편 경남에선 관내 4개 지역농협(진주 대곡농협, 진주 금곡농협, 진주원예농협, 창원농협)이 건설사업에 무리하게 공동대출을 진행했다가 경영난에 직면했다.

옛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134개 협력사들이 함께 만든 모 건설업체는 2015년부터 조선소 노동자들이 묵을 기숙사의 건립을 추진했는데, 이 과정에서 경남 4개 지역농협은 총 100억원 규모의 공동대출에 참여했다. 그러나 해당 농협들은 대출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조선 경기 및 건설 경기 악화 등의 요인으로 건설업체가 삽도 못 떴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공동대출 참여 지역농협의 농민조합원들이 누려야 할 이익도 감소했다. 공동대출에 참여한 곳 중 하나인 진주 대곡농협의 경우, 조합원 대상 이용고 배당액이 2022년 1억2400만원에서 지난해 2500만원으로 1억원 가량 하락했다.

대곡농협의 한 조합원은 이상과 같은 경영난으로 인해 대곡농협의 경우 신용등급이 지난해 2등급에서 올해 3등급으로, 금곡농협은 지난해 3등급에서 올해 4등급으로 추락했다고 밝히며 “대곡농협의 경우 사업준비금·법정적립금 등을 (경영난 대응 과정에서) 지난해 12월 다 까 먹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대곡농협은 지난 3월 로컬푸드 직매장을 추가 개점하는 등 무리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가뜩이나 적자가 심각한 상황에서 로컬푸드 직매장을 무리하게 새로 개점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분위기다.

이와 비슷하게, 충북지역에서 건설업 분야 공동대출에 참여했던 옥천농협의 경우 39억원의 적자에 시달림에도 최근 옥천군에 의해 옥천살림협동조합으로부터 로컬푸드 직매장 운영권을 넘겨받았다. 기존에 옥천살림협동조합이 잘 해 왔던 사업을 옥천군이 석연치 않게 옥천농협에 넘겨버린 것도 문제란 지적이 차고 넘치는 판에, 적자 상태의 옥천농협이 과연 안정적으로 로컬푸드 직매장을 운영할 수 있겠냐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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