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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 [창간1특집] 글로벌 무역전쟁 시대, 대한민국 농업이 나아갈 길 ②우려속 농축산 대응방안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5-05-16 조회 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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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업인들이 생존권 보장과 국가책임 농정을 실현하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농민의 길이 주최한 ś.4 전국농민대회"




                [창간1특집] 글로벌 무역전쟁 시대, 대한민국 농업이 나아갈 길

                ②우려속 농축산 대응방안



                                                                                농수축산신문  김신지 기자  2025. 5. 16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지난 1월 취임 이후 그간 있었던 관세 조치 중 가장 광범위한 상호관세 도입을 발표했다.

트럼프 정부는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노선을 내세우며 글로벌 경제에 긴장을 불러오고 있다. 특히 반도체 등 주요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 역시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며 글로벌 시장에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급격한 정책 변화는 미국 내에서도 불안 심리를 자극해 생필품 사재기와 물가 상승 우려로 이어졌다.

이러한 트럼프 정부의 기조는 세계 무역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압박 카드로 풀이되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에게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 일방적 보호무역주의의 시작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일 공식석상에서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외치며 전 세계 모든 국가와 모든 품목에 대해 일괄적으로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발표 일주일 뒤인 지난달 9일,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도입을 돌연 유예하며 세계 각국의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 농축산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 3월 발표한 ''국별 무역장벽보고서(NTE)''에서는 한국의 소고기 검역 문제와 쌀 수입 구조가 다시금 도마에 올랐다.

소고기의 경우 2008년 광우병 사태 이후 30개월령 미만의 미국산 소고기만 수입하는 규제가 유지되고 있다. 이는 소비자의 식품안전성 확보를 위한 조치로 NTE에서는 이를 ''비관세 장벽''으로 간주하고 있지만 실상은 검역 체계를 통한 무역의 투명성과 소비자 신뢰 확보라는 긍정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소비자들도 현재의 제한적 수입 조건을 통해 비교적 안전한 소고기를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쌀의 경우 한국은 세계무역기구(WTO) 협상에서 관세화를 유예하는 대신 연간 40만8700톤의 의무수입물량(MMA)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 중 약 30%인 13만2300톤을 미국이 할당받고 있다.

문제는 이 쿼터 수입량이 국내 소비량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아 쌀 가격 하락과 재고 누적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쌀 시장이 폐쇄적''이라고 직접 언급한 바 있어 향후 압박이 더 거세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상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예측하기 어려운 농업 부문의 추가적 개방 압력이 현실화 된다면 기후·식량위기로 취약해진 국내 농업이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을수도 있다”며 “주요국들이 앞다퉈 식량안보를 국가 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격상하고 있는 국제적 흐름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전했다.



  # 위협받고 있는 국내 농축산업계

우리나라 역시 미국 우선 주의 정책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트럼프 1기 당시 한미 FTA 재협상을 통해 미국은 자국 농축산물의 한국 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요구를 제기했다. 특히 소고기, 쌀, 과일류에 대한 비관세 장벽 해소와 의무수입 확대를 압박하며 국내 시장을 흔들었다.

실제로 대부분의 농산물은 이미 한미 FTA를 통해 시장이 개방된 상태다. 우리나라는 식량 자급률이 낮고 주요 농산물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검역 기준으로 지난달 국내 소고기 수입량은 총 4만1601톤으로 지난해 동월 3만7710톤 대비 10.3%, 전월 3만3556톤 대비 24.0% 증가했다. 이중 미국산 소고기는 1만9426톤으로 46.7%를 차지하고 있으며 수입단가는 kg당 9.88달러로 지난해 동월 대비 2.1%, 전월 대비 3.7% 올랐다.

이러한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 증가에 따라 국내 한우 시장의 가격 경쟁력도 흔들리고 있다. 한우업계 관계자들은 수입 소고기 증가로 인해 국내 생산자들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미국의 수출 여건의 제약으로 호주산 소고기 수입을 병행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소고기 수입단가 상승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미국은 체리, 오렌지, 포도 등 다양한 과일류의 한국 수출을 확대해 왔다. 특히 워싱턴주와 캘리포니아주 등지에서 생산되는 과일들은 이미 국내 대형마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국내 시장 정착에 성공했다.

이러한 미국산 과채류의 증가는 국내 과수농가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미국 북서부원예협의회(NHC)는 지난 3월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한국의 동식물 위생·검역(SPS) 조치를 문제 삼았다. USTR 역시 매년 발간하는 ‘국별 무역장벽 보고서(NTE)’를 통해 한국의 ‘사과 등 과일류의 수입검역 절차’를 대표적인 비관세장벽으로 꼬집기도 했다.

이에 한국농축산연합회는 “미국의 국내 과일시장 추가 개방 요구는 우리나라의 검역주권을 무시하고 위협하는 태도”라며 “외국산 농산물을 통해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 병해충이 유입될 경우 국가적으로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미국은 사과 수출을 위한 수입위협분석 절차를 밟고 있으며 현재 2단계에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SPS에 따라 과실파리 등 국내에는 없는 병해충이 들어올 수 있어 과학적 근거에 따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산 제품은 대규모 농업 시스템과 물류 체계 덕분에 단가 경쟁에서 유리하다. 이에 대해 생산자 단체들은 미국산 과일에 대한 수입이 본격화 될 경우 과잉 수입으로 인한 가격 폭락과 생산 기반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



  # 농축산업계의 우려와 요구

국내 농축산업계는 미국 중심의 무역질서 강화가 한국 농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지속적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비관세 장벽 해소 요구, 수입쿼터 확대, 검역 기준 완화 등의 요구가 농산물 주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민국 농업은 구조적으로 영세하고 고령화되고 있으며 국제 가격 경쟁력에서 열위에 있는 품목이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방적인 시장 개방은 산업 기반 자체를 흔들 수 있다. 생산자 단체들은 시장 개방 이전에 국내 농업의 경쟁력 제고, 유통 구조 개선, 농가 소득 안정화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WTO 개혁, 동맹국 대상 무역재협상 등을 예고하고 있으며 한국 역시 다시 한번 FTA 개정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대비해 한국은 다자주의를 기반으로 한 무역외교 전략을 재정비해야 하며 국내 농업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농축산업의 체질 개선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소비와 연계한 자급률 제고 정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농수축산신문] [창간1특집] 글로벌 무역전쟁 시대, 대한민국 농업이 나아갈 길 ③정부 대응방안
  [농수축산신문] [창간1특집] 글로벌 무역전쟁 시대, 대한민국 농업 나아갈 길 ① 대한민국 농업의 현주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