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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수축산신문] [창간1특집] 글로벌 무역전쟁 시대, 대한민국 농업 나아갈 길 ① 대한민국 농업의 현주소 |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25-05-16 |
조회 |
372 |
| 첨부파일 |
295623_144659_21131.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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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특집] 글로벌 무역전쟁 시대, 대한민국 농업이 나아갈 길
① 글로벌 무역전쟁, 대한민국 농업의 현주소
트럼프 2기, 글로벌 무역 질서 급변…농산물 주권 위협 우려
무역전쟁 여파로 옥수수·대두 등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대부분 수입 의존 한국 사료업계 반사이익 가능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미국 상호관세 압박에
농업인 생존권과 국민 건강권 위협받아서는 안돼
예측 어려운 농업 부문 추가적 개방 압력 현실화되면
기후·식량위기로 취약해진
국내 농업 회복에 타격 불보듯
한국은 다자주의 기반으로
무역외교 전략 재정비하고
국내 농업 보호 위한 제도적 장치 강화해야
농축산업 체질 개선 통해
중장기적으로 수입 의존도 낮추고
국내 소비와 연계한 자급률 제고 정책 병행 필요
농수축산신문 안희경 기자 2025. 5. 16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국 간의 갈등과 자국 산업 보호주의의 부상으로 글로벌 무역질서가 급변하고 있다. 미·중 간의 관세 전쟁을 시작으로 유럽연합, 일본 등 주요 경제권에서도 각종 수출 규제와 보복 조치가 오가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무역전쟁은 한국 농업에도 큰 위기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주요 무역상대국 57개국에 대해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상대국의 관세 수준에 맞춰 동일한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인 상호관세 정책으로 교역 갈등이 예고되면서 전 세계는 미국발 무역전쟁으로 불안감이 짙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같은 전운은 일찍이 2017년 1월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에서도 겪은 바 있다. 당시 우리나라는 트럼프발 무역전쟁으로 수출 최저치를 경험한 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위협적이었다면 2기 행정부에서는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유럽의 곡물 창고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지속되고 있고 미묘하고 복잡한 국제정세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발 무역전쟁, 대한민국 농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과거 1기 행정부와 비교를 통해 향방을 가늠해 본다.
# 트럼프 1기, 중국 보복관세로 미 수출 급감해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출범한 2017년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중국은 미국 농산물에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당시 미국 농산물의 수출은 대부분 중국시장에 의존하고 있었고 대표적인 품목은 대두와 유청이었다. 중국은 트럼프의 지지기반인 미 중서부 지역을 겨냥해 대두와 돼지고기 등의 농축산물에 두 차례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맞대응을 하면서 양국 간 무역전쟁이 격화됐다.
당시 매년 1억 톤이 넘는 대두를 수입하는 중국은 미국 대두의 주요 수입국으로 수출량의 60%를 미국산 대두가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인 중국이 미국산 대두수입을 중단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갈 곳을 잃은 미국산 대두는 동남아시아와 기타지역에 수출되면서 새로운 노선을 찾았다. 이같은 변화로 대한민국 농업은 어떤 영향을 받았을까.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18년 7월에 발표한 ‘미중 무역분쟁과 대두, 돼지고기 수급전망’에 따르면 중국이 보복관세를 부과한 미국산 농림축산물은 309개로, 이들 품목의 전체수입액 703억 달러 중 미국산 수입액은 197억 달러로 2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관세율을 받은 품목은 두 차례 보복관세를 받은 돼지고기로 사실상 중국과 멕시코가 동시에 미국산 돼지고기에 보복 조치를 취하면서 미국산 돼지고기의 수출물량 해소는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대한민국의 수입산 돼지고기 재고는 포화 상태였고 사육 규모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미중 통상 마찰이 지속되면 국내 양돈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뒤따랐다.
실제로 현재 미국에서 가장 많이 수입되는 품목은 소고기와 돼지고기로 최근 5년 평균 수입액은 FTA 발효 전 5년 평균과 비교할 때 112.1%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트럼프발 무역전쟁의 영향이 아닌 FTA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중 무역의 주요품목이라고 볼 수 없는 미산 소고기의 수입량이 같은 기간 570.1%로 가장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 한미 FTA, 축산물 수입 늘고 가공식품 수출 증가해
''񟭌년 3월 15일 발효된 한‧미 FTA는 올해로 이행 14년차를 맞는다. 농업부문 관세 철폐율은 97.9%로 민감 품목에 대해서는 보호장치를 마련했다. 사실상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품목이 개방돼 무관세화 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개방 수준이 가장 높은 FTA로 평가받고 있다.
쌀과 관련 제품은 양허 대상에서 제외됐고 오렌지 등 16개 품목에는 수입쿼터(TRQ)가 제공됐다. 사과와 배는 특정 품종인 후지사과와 동양 배의 관세를 20년간 철폐하고 포도, 오렌지‧과자용 감자에는 계절관세가 적용됐다. 소고기와 마늘은 민간 품목과 고관세 적용 품목으로 농산물긴급수입제한조치(ASG)가 적용됐다.
한‧미 FTA가 발효된 후 농식품 수입액은 발효 전 평균보다 41.3%, 수출액은 128.5%가 증가했다.
한‧미 FTA 발효 전후를 비교하면 임산물을 제외한 대부분의 농산물의 수입량이 늘었으며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은 축산물로 발효 전 보다 168.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주요 품목은 소고기와 돼지고기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소고기는 6배 가까이 늘었으며 돼지고기는 2배 이상 늘어났다.
반면 대미 수출품목에는 가공식품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코로나 이후 건강 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라면과 김치의 최근 5년 평균 수출액은 FTA 발효 전 5년 평균과 비교했을 때 라면이 482.1%, 김치는 1280.8%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즉 소고기와 돼지고기 수입량은 늘어나고 라면과 김치 등의 가공식품의 수출량이 늘어난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 트럼프 2기,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글로벌 위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우리 농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시각은 다양하다.
우선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을 우려해 관세를 협상의 도구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시각이다. 또 하나의 시각은 무역전쟁 여파로 옥수수와 대두 등의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사료원료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 사료업계 등 전후방 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양쪽 다 트럼프 정부의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며 향후 글로벌 경제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직후 지난 3월 11일 미국 전국소고기협회(NCBA)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제한 해지를 논의해 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한우농가와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한우협회와 축산관련단체협의회는 성명서를 내고 강한 우려의 뜻과 함께 미국의 상호관세 압박에 농업인의 생존권과 국민의 건강권이 위협받아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이면에 감춰진 진의를 파악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2008년 미국과 30개월령 미만의 소고기만 수입하기로 협정한 이후 미국산 소고기가 수입되면서 한국이 미국산 소고기 최대 수입국가로 떠오른 지금, 미국이 안정적인 시장을 포기하고 30개월령 이상 소에 대한 수입제한을 해지하는 무리수를 둘리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서진교 GSnJ 인스티튜트 원장은 “미산 소고기 최대 수입국인 한국에 미국이 민감한 이슈인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제한 철폐를 무리하게 요구할 필요가 있는지 이성적 판단이 필요하다”며 “오히려 미국이 원하는 다른 민감품목에 대한 협상카드가 될 수도 있어 이를 대비한 대응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발 무역전쟁과 이에 따른 보복관세 등으로 미국이 입게 될 경제적 손해와 이에 따른 한국의 반사이익, 변화하는 글로벌 경제환경에 대한 대응책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의 ‘상호관세가 농업무역에 미치는 해악’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발 관세 폭풍은 전 세계 농업부문에 3.3~4.7%의 무역 위축과 함께 전 세계 총생산(GDP)이 0.3~0.4% 감소를 야기하는 동시에 미국 GDP도 1.0~1.2% 하락을 유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관세 부과 초지로 기존의 무역 관계가 혼란을 겪게 되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같은 국가들의 상품이 세계시장에서 미국산을 대체하면서 공급망이 재편될 것이란 예상도 있다. 이에 따라 개도국은 큰 이익을 누릴 수도 있는 반면 미국 농민들은 손실을 입을 위험이 있다는 전망도 있다.
정대희 농경연 부연구위원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무역전쟁과 관세정책이 국내 농업계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확실성이 커져가고 있는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에 대해 영민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 속에서 달러 환율과 해상운임 등의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며 한국 농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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