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고흥의 한 논에서 농촌진흥청 관계자들이 벼멸구 발생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극한기후시대] (1부-4) 작물도, 가축도 덮친 ‘폭염’
벼·레드향·단호박·인삼 등
폭염발 ‘농업재해’로 인정
작년 돼지 등 폐사도 늘어
농민신문 김난 기자 2025. 5. 16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폭염에 따른 ‘농업재해’로 인정한 품목은 벼·레드향·단호박·인삼 등 4종이다.
피해가 가장 컸던 품목은 벼다. 9월 폭염으로 벼멸구 개체수가 급증하면서 전국 1만7732㏊의 논이 피해를 봤다. 전남이 9261㏊로 규모가 가장 컸고 전북이 3098㏊, 충남이 2979㏊로 뒤를 이었다.
인삼포에서는 7∼8월 강한 햇볕 탓에 잎과 줄기가 마르는 증상이 발생했다. 특히 3∼6년근에 비해 발육이 미약한 1∼2년근 일부는 뿌리가 고사하기까지 했다. 피해면적은 2955㏊에 달했다.
날씨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다고 여겨온 시설재배도 폭염의 직격탄을 피해 갈 수 없었다. 제주에선 8∼9월 일 최고기온 33℃가 넘는 폭염이 20일 이상 지속돼 레드향 444㏊에서 열매터짐(열과)이 발생했다.
전북 고창에선 9월 폭염으로 단호박의 개화·착과 불량 등이 방대하게 뒤따랐다. 당시 고창군은 전체 재배면적의 90% 이상에서 착과 불량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종 피해면적은 78㏊로 집계됐다.
배 주산지에서도 폭염으로 햇볕데임(일소)과 열매터짐 증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공식적인 피해규모 집계는 없지만 주산지 지자체 조사 결과 전국 2857농가가 피해를 봤고, 평균 피해율은 45%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가을배추의 경우 아주심기(정식) 시기인 8월 하순 이후에도 폭염이 지속돼 뿌리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거나 잎이 고사하면서 다시 모종을 심는 사례도 빈번했다.
가축도 예외가 아니었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의 가축재해보험 지급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총 168만9656마리가 폭염으로 폐사했다. 이는 2023년 92만5460마리보다 83%가량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전북이 34만3150마리, 전남이 33만7499마리, 충북이 31만7403마리를 기록했다. 축종별로는 돼지가 14만4435마리, 가금류 등 기타 가축이 154만5221마리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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