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신고’ 배는 15㎏들이 상품 한상자당 평균 5만1642원에 거래됐다. 전년 5월 평균(11만9820원)보다 56.9%, 평년 5월 평균(5만6812원)보다는 9.1% 낮다.
경락값은 4월 초순 7만원대를 웃돌다가 4월 중순 6만원대, 4월 하순에는 4만원대로 떨어졌다. 5월 들어서는 4만∼5만원대 사이의 가격이 이어지다가 6일에 반짝 8만원대를 찍고, 다음날(7일) 다시 4만원대로 내렸다.
약세가 이어지는 원인으로는 전반적인 소비 침체와 품위 저하가 지목된다. 박상혁 서울청과 경매사는 “지난해 수확기 햇볕데임(일소) 피해를 본 물량이 많아 맛·저장성이 떨어진다”면서 “배는 명절 외에는 잘 찾지 않는 품목인데다 최근 내수가 얼어붙으면서 소비가 더욱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올초 발표한 ‘농업전망 2025’에 따르면 올해 1∼7월 출하될 2024년산 저장배는 전년(2023년산) 대비 19.5%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폭염으로 수확량이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꼽혔다.
최근 정부가 저장배를 대상으로 ‘지정출하제’를 시행하는 것이 시세 하락에 한몫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정출하제는 정부가 특정 산지의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를 지정해 일정량을 지속적으로 출하하게 하는 제도다.
이승환 중앙청과 경매사는 “정부가 몇주 전부터 산지 APC 몇곳을 지정해 매일 일정량을 계속 출하하게 하면서 배값이 더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24년산 배는 전년보다 생산량이 줄었는 데도 가락시장 반입량은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였다. 5월1∼11일 가락시장에 들어온 ‘신고’ 배는 333t으로 전년 동기(246t) 대비 35.4% 많다.
시세는 당분간 약보합세로 흐를 전망이다. 박 경매사는 “5월 이후 햇과일 품목이 다양하게 출하되는 까닭에 일반적으로 배 소비량은 3∼4월 대비 30% 이상 줄어든다”면서 “당분간 시세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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