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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후보 농정공약 분석
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김경욱, 최영진 기자 2025. 5. 13
6·3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주요 대선 후보들이 10대 공약을 12일 공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10대 공약에 주요 농산물의 안정적 공급기반 구축, 사람이 돌아오는 지속가능한 농산어촌, 선진국형 농가 소득 및 농업재해안전망 도입 등을 제시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10대 공약을 통해 8대 노지작물과 5대 과수 품종의 수급 안정, 농축산물 유통 구조 혁신 등을 제시했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는 수산분야를 일차산업부로 통합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 주요 농정 공약
이재명 후보는 10대 공약과 SNS(페이스북)를 통해 우선 선진국형 농가 소득과 농업재해안전망 도입을 약속했다. 농산물 가격의 안정적 관리와 농어업재해의 국가 책임 강화, 양곡관리법 개정 등으로 쌀값 안정, 공익직불금 확대, 농업인 퇴직연금제 도입, 농지이양은퇴직불금 등을 통해 이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농어촌주민수당 지급, 햇빛·바람연금 확대 등도 농가 소득 안정 방안으로 제시했다.
주거여건 개선과 빈집 정비, 귀농·귀촌 지원 강화, 세컨드 하우스 확산, 신규 인력 진입지원 확대를 통한 미래 청년 농어업 인재 육성 등으로 사람이 돌아오는 지속가능한 농산어촌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농업을 미래 농산업으로 전환·육성하는 방안으론 스마트 데이터농업 확산, 푸드테크·그린바이오산업 육성, R&D 강화, K-푸드 수출 확대 등을 공약했다. 새만금 농생명용지 조기 개발과 농지 이용 집적화, 공공비축 농지 확대 등의 방향으로 농지제도를 혁신한다는 방침이다.
쌀 주요 농산물의 안정적인 공급 기반 구축, 지역소멸을 방지하기 위한 지역이 주도하는 행정체계 개편, 필수농자재 국가지원제 도입, 찾아가는 마을주치의 등 필수 서비스 확충도 약속했고 임산부 친환경 농산물꾸러미사업과 초등학생 과일 간식 사업의 국가 지원을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김문수 후보는 배추·무 등 8대 노지작물과 사과·배 등 5대 과수 품종의 수급 안정을 통해 생활물가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밝힌 한편 농축산물 유통구조 혁신과 직거래 활성화, 특별행정기관 이관으로 농지·산지·환경 분야의 지방 권한 확대를 지시했다. 또 환경부를 기후변화로 개편하고 국토부·농식품부·산업부·해수부 등 관련 부처와 기후재난 통합조정권 기능을 조정하겠다고 내걸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해양수산부의 해양 업무를 건설교통부로 통합하고 수산 분야는 일차산업부로 통합하는 정부 조직 개편안을 내놨다.
쌀값 안정·농업인 퇴직연금제
공익직불금 확대 등 약속
농업재해안전망 도입도 담아
농민 중심 농업 예산 재편
농정추진혁신체계 마련해야
▲ 이재명 후보, 농정개혁 의지 보이나 거버넌스 등 보완 필요
전문가들은 이재명 후보의 공약에 대해 농가소득 안정, 농정개혁의 의지가 보인다고 평가하면서도 공약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과 예산 확보 등이 보완돼야 한다고 했다.
김호 단국대 교수는 “이재명 후보 공약엔 기후적응형 농업, 식량안보를 강조했고 농업재해안전망, 농산물 가격안정제, 필수농자재 지원 등이 담겼다. 현실적으로 필요한 부분이 많이 포함돼 농정 개혁 의지가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홍상 농정연구센터 이사장은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은 하고 있지만 비전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농업·농촌 미래 비전과 전략적 과제에 대한 체계화는 덜 된 느낌이지만 과거보단 전향적으로 이뤄져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완 과제로는 농민 중심의 예산 확대, 농정추진체계 혁신 등이 제시됐다.
김호 교수는 “공약 이행을 위한 예산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고 농민들에게 실익이 가도록 예산을 제대로 쓰는 것도 중요하다. 푸드테크·스마트팜 혁신밸리처럼 대기업들에게 투입되는 예산을 늘리는 것은 실효성이 없고 농업 예산을 늘리는 한편 농민들에게 실익이 갈 수 있도록 농업 예산을 재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헌중 지역재단 이사장은 “국가가 먹거리를 책임지기 위해 농민·소비자·정부로 이뤄진 3자 거버넌스가 추가되는 등 농정추진체계에 대한 고민, 범 부처를 아우르는 국가먹거리종합전략에 대한 구상이 포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서 그는 “햇빛연금 추진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어 판단하긴 이르지만 농지 150만ha가 붕괴될 위기인 만큼 정책 추진과정에서 농업진흥지역 등의 농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임정빈 서울대 교수는 “가장 눈에 띄는 공약은 농어촌주민수당이다. 기후·식량 위기, 지방 소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퍼주기 정책’, ‘예산 확보’ 등의 비판이 나올 수 있다. 그래서 농업·농촌·농민의 공익적 역할 등을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예산 마련과 공익프로그램 시행 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양곡관리법 개정에 대해 김호 교수는 “농가소득을 보장하려면 양곡관리법 개정으론 한계가 있다. 쌀을 비롯한 식량작물의 생산과 가격 안정을 위해 양곡관리법을 식량안보법으로 전면 개정해야 한다”며 “식량작물의 적정 가격 또는 농가들의 적정 소득을 보장해야 식량자급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푸드테크 육성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김호 교수는 “푸드테크는 농민이 아닌 기업 대상 정책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시행해야 할 사업을 농식품부에서 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해당 기업들은 대부분 국산 원료가 아닌 수입산을 사용한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반면 임정빈 교수는 “농업을 단지 먹거리로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린바이오·푸드테크 등과 연계해 외연을 확장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이런 부분이 농업의 혁신과 성장 방향”이라고 말해 대조를 이뤘다.
윤석열 정부에서 중단한 임산부 친환경농산물꾸러미 사업, 초등학생 과일간식 사업 등의 국가 지원 재개를 약속한 공약에 대해선 긍정 평가가 나왔다.
구체적 농업정책 공약 없이
물가안정·유통구조 개선 등
윤석열 정부와 정책방향 비슷
농지·산지·환경 지방권한 확대
농지훼손으로 연결 우려도
▲ 김문수 후보, 물가안정 위한 농정 답습 우려
김문수 후보에 대해서는 농정공약이 부족한 데 대한 아쉬움과 함께 물가안정을 위한 농정을 이어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윤병선 건국대 명예교수는 “탄핵정국 여파인지 국민의힘 대선공약에 농업정책이 너무 없어서 아쉽다”며 “농작물의 수급안정을 통한 생활물가 부담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윤석열 정부의 ‘농민 없는 민생’이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김홍상 이사장은 “김문수 후보 공약에는 내용이 없어서 총평하기 어렵다”면서 “지역균형발전,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 등이 농정공약에 담겨야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물가 안정과 유통구조 개선만 있다. 농산물을 경제 수단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으로, 농업·농촌 문제에 대한 종합적 인식이 없다”고 말했다.
김호 교수도 “8대 노지작물과 5대 과수 품종의 가격과 농가 소득을 안정시킬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해야 하지만 생활물가 완화 공약은 소비자 관점에서만 바라본 정책이다. 할당관세로 농축산물을 수입한 현 정부의 정책방향과 비슷하다”고 걱정했다.
또 윤 교수는 “김문수 후보의 농지 산지 환경 분야의 지방 권한 확대는 농지훼손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후보의 농생명 용지 조기 개발 공약도 농지 훼손과 연결될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 교수는 “농지·산지는 공공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책임지고 보존해야 한다. 그런데 김문수 후보의 공약처럼 지방권한을 확대하면 농지 투기꾼이 몰려 농지 보전도 안 되고 환경 관리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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