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 괴산군 문광면의 한 배추밭에서 괴산농협 김응식 조합장(오른쪽부터), 설경중 과장, 농민 김태권씨가 노지봄배추 생육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산지 확대경] 노지봄배추
재배면적 전년보다 17.2%↑
김치업체 등 계약재배 증가 탓
3~4월 이상저온에 생육 지연
경기침체 겹쳐 가격 약세 전망
농민신문 김인경 기자 2025. 5. 13
5월 들어 올해산 노지봄배추 출하가 경남권을 시작으로 속속 개시됐다. 생산량은 전체적으로 전년 대비 10%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충북·경북권에선 3∼4월 이상저온으로 수확 시기가 일주일가량 늦춰진 것으로 파악됐다. 전남권에선 추대 발생으로 단수(10a당 생산량) 하락이 예상된다. 시세는 경기 침체로 인해 약세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 3∼4월 이상저온으로 생육 늦어져
9일 충북 괴산군 문광면의 한 배추밭. 비가 오는 가운데 배추 포기를 살펴보니 속이 어느 정도 들어찬 모습이었다. 이곳에서 1만6529㎡(5000평) 규모로 배추를 재배하는 김태권씨는 “올해 단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7t 정도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응식 괴산농협 조합장은 “3월14일에 아주심기(정식)했는데 3∼4월 이상저온으로 생육이 전반적으로 지연되면서 첫 수확 시기가 전년(5월22일 전후) 대비 6일 늦은 5월28일 전후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경북 문경도 상황은 비슷했다. 유선경 서문경농협 전무는 “3월초 아주심기에 들어가 이달 12일 출하작업을 시작했다”면서 “정식시기 지연에도 작황은 무난한 편”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달 15∼20일 첫 출하를 앞둔 전남 해남 등지에선 일부 추대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선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엽근채소관측팀장은 “해남에선 올해산 노지봄배추 재배면적이 늘어났는데 이상저온에 따른 추대 발생으로 단수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생산량 증가·품위 저하로 5월 시세 ‘약세’ 전망
농경연은 ‘5월 엽근채소 관측’을 통해 올해 노지봄배추 재배면적을 3621㏊로 추정했다. 전년(3090㏊)·평년(3155㏊) 대비 각각 17.2%·14.8% 늘어난 수준이다. 김치업체 등 대량 수요처에서 공급 변동성이 높은 여름철에 대비해 계약재배 면적을 늘렸기 때문이란 게 농경연의 설명이다.
하지만 날씨 불량에 따른 단수 감소로 생산량 증가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지 팀장은 “4월초 저온에 뿌리가 손상되는 등 피해가 나타나면서 전국 평균 단수는 전년 대비 6% 감소한 8146㎏으로 추정된다”면서 “올해 노지봄배추 생산량은 전년(26만7987t) 대비 10.1% 증가한 29만4955t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시세 전망은 밝지 않다. 12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배추 경락값은 10㎏들이 상품 한망당 6455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1만217원) 대비 36.8%, 평년 5월(9167원) 대비 29.6% 내렸다. 고행서 대아청과 경매사는 “그나마 저장배추가 평균 시세를 끌어올렸다”면서 “노지봄배추 초반 출하물량만 놓고 본다면 10㎏ 상품 기준 4000∼5000원대”라고 설명했다. 이어 “출하량은 많고 상품성은 좋지 않은 상황에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5월말∼6월초 가격은 약세를 띠겠다”고 내다봤다.
양범석 강원 평창 대관령원예농협 차장은 “생산량은 늘고 소비는 줄고 있어 5월 배추 도매가격은 10㎏ 기준 평균 6000∼7000원선에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