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동부팜청과가 모기업인 동부팜한농을 살리기 위한 제물이 되며 결국 사모펀드 칸서스에 매각됐다. 매각대금은 54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팜청과가 지난 2010년 12월 동부팜한농에 인수될 당시 금액이 280억원이었기 때문에 이번 매각으로 인한 차익은 4년여 만에 260억원을 기록했다.
동부팜한농은 자금유동성을 해소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동부팜청과 매각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막대한 매각 차익과 함께 투자자본이 공영도매시장에 유입된 것에 대한 비판이 가해지고 있는 것이다.
도매시장법인은 산지 육성과 유통효율화 등 정부의 유통정책에 적극 부응하며 농민 출하자를 대변해야 할 책임을 갖고 있다. 투자자본에 넘어가서 과연 이 같은 공익적 기능에 주력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동부팜한농에 대해서도 도매법인의 공익성을 고려하기 보다는 최대한 높은 가격에 매각하려했다는 점에서 비난을 사고 있다.
산지의 한 출하단체 관계자는 “동부팜한농은 농민을 대상으로 농약 등을 판매하며 살아가는 기업인데, 사정이 어렵다고 동부팜청과를 무분별하게 팔아넘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동부팜한농의 경영기반인 농민을 무시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동부팜청과를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것에 대해 여론이 악화되자 동부팜청과 임원들은 사태 진화에 나서고 있다.
동부팜청과 고규석 사장은 칸서스의 인수와 관련해 3월 3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칸서스의 동부팜청과 인수자금은 농협금융이 70% 정도로 투명하고 앞으로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 사외이사 선임, 무배당 원칙, 출하자와 중도매인 상생방안 마련 등을 추진하겠다”며 “투기자본으로 오해하지 말아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유통관련 학계 관계자는 “가락시장 도매법인은 매우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모펀드에 도매법인을 넘긴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지키라고 한 것과 다를 바 없다”며 “도매시장법인을 보다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농안법과 지방조례 등을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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