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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6일 충북 보은을 찾아 청년농업인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이재명 후보 페이스북
충북 보은서 청년농업인들과 간담회
예산 준비 안 된 청창농 확대 비판
청년농 이후 후계농 등 관심 필요
수입산·가축전염병 정책 개선 목소리도
이재명 “현장서 답 찾겠다” 약속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2025. 5. 9
“농사 잘 지었다가 아니라 새로 알바(아르바이트) 구했다고 자랑을 합니다.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체험농장 숲결 최동혁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6일 농촌 마을을 잇달아 찾아 청년농업인과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이 자리에서 농업인들은 청년창업농 영농정착지원사업의 현실적문제와 농업예산 확보의 당위성 등을 호소했다.
이날 오전 충북 보은군 원예체험농장 숲결에서 열린 청년농업인 간담회에선 청년농들이 겪는 현장의 고충이 전해졌다. 청년농들은 안정적인 소득 기반 부족과 영농 지속 가능성의 위기 속에서 농업 외 생계수단 마련에 내몰리고 있는 현실을 전하며, 여러 정책 제언을 쏟아냈다.
최동혁 숲결 대표는 “우리 같은 청년농들이 농산물을 잘 생산해서 파는 모습을 보여줘야 후배 농업인들도 농촌에 정착할 텐데, 동네 친구나 후배들은 ‘올해 농사를 잘 지었다’가 아니라 ‘새로 알바 자리 구했다’고 자랑한다. 그런 현실이 안타깝다”며 “청년농들을 위한 기본 소득 정도는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선 특히 정부가 청년농 육성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청년창업농 영농정착지원사업의 문제점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청창농 지원 대상 연령이 39세 이하로 제한된 점에 대해서도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왔다.
제천에서 농산물 가공을 하는 김덕희 씨는 “정부에선 청창농 지원사업으로 매년 5000명씩을 뽑는다. 그런데 예산은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많은 청창농을 뽑다 보니 농업과 관련 없는 친구들도 지원하고, 농지를 구입해 계약금까지 냈는데 대출이 안 나와 계약을 파기해야 하는 친구들도 생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전엔 49세 미만 후계농업경영인까지도 지원이 이뤄졌는데, 이제 청창농 지원을 39세로 제약해 농촌에서는 상당히 젊은 40대 농업인들이 소외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진천에서 오이 농사를 짓는 김주건 씨도 “청창농과 후계농 사이에 괴리감이 크다. 청창농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심과 교육이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해선 청창농 이후의 젊은 농업인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도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축산 농가들은 수입 농축산물 증가와 가축전염병 확산에 따른 어려움도 전했다.
괴산에서 6년째 한우를 사육 중인 경서연 씨는 “현재 농촌에선 기후 변화로 인해 농축산물 생산성이 많이 떨어지고 있는데, 정부는 시장 안정화를 이유로 농축산물 수입을 확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농가, 특히 축산농가는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기계화나 규모화를 통해 경쟁력을 갖춰야 하지만 청년농들에겐 그런 기반을 갖추기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청주에서 한우를 기르는 최원식 씨는 “축산을 하다 보면 전염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워낙 전파력이 강한 바이러스이고, 한 마리라도 걸리면 모든 가축을 매몰해야 해 예방이 중요하다”며 “하지만 백신 접종 등을 위한 공수의와 방역 인력이 현저히 부족해 이에 대한 개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 참석 농가 7명 중 2명이 체험 농장을 운영하는 등 청년농들은 체험 농장에 대한 관심도 크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정책은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보은에서 체험농장을 운영 중인 최희란 씨는 “청년농들은 1차 산업을 넘어 농촌융복합사업에 대한 관심이 큰데, 청년농과 같은 소규모 농가 지원은 현저히 적고, 특히 가공에만 치중돼 체험은 등한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 의견을 수렴한 이재명 후보는 “지금 이 자리에서 제안한 모든 내용에 대해 즉답할 순 없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곳곳에 놓치고 있는 부분이 많다는 걸 느꼈다. 소위 ‘구멍’이 있다”며 “가장 중요한 건 현장 목소리를 직접 듣고 현장을 잘 아는 사람들이 행정을 이끌어야 한다는 점이다. 기회(당선)가 된다면 그렇게 추진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오후엔 전북 장수군 오옥마을로 이동해 지역 주민들과 간담회를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은 △농업 예산 확대 △축산업 직불금 추진 △농업인 연금제도 시행 △쌀 수매량 확대 △농약·비료비를 비롯한 생산기반 지원 등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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