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참여보다 재매각 예상…투기 전락 우려
“출하농 피해없게 안정적 경영활동 지속돼야”
그동안 매각설에 휩싸였던 서울 가락시장 동부팜청과㈜가 25일 시중의 한 사모펀드에 전격 매각됐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동부팜청과의 최대 주주인 ㈜동부팜한농은 칸서스파트너스(칸서스pe)와 동부팜청과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각금액은 540억원이고 매각 대상은 동부팜청과 지분 100%이다. 칸서스파트너스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다.
동부팜한농은 동부팜청과의 전체 지분 가운데 65%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35% 가운데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의 장남 김남호 동부팜한농 부장과 장녀 주원씨 등이 지분의 25%와 10%를 각각 갖고 있다.
동부팜청과는 지난해 8월 농림축산식품부가 전국 공영도매시장의 도매법인을 가락시장권역·광역시권역·기타 시권역 등 3개 권역으로 나눠 실시한 평가에서 가락시장권역 부분 1위를 차지하는 등 가락시장 내 6개 청과도매법인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우량 도매법인이다. 연간 매출액은 300억원 가까이 되고 연평균 영업이익률은 최근 5년간 15%에 달한다.
동부팜한농이 알짜 계열사를 매각한 것은 최근 현금 유동성이 급격히 나빠진 데 따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동부팜한농은 4월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가 600억원에 달하고 10월에도 300억원을 갚아야 하지만 최근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심각한 경영 위기에 봉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1년여를 끌던 동부팜청과의 매각이 이날 사모펀드와의 계약 체결로 성사되면서 동부팜한농은 자금조달 숨통이 다소간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를 보는 농업계 안팎에선 당혹스럽다는 반응과 함께 우려스럽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사모펀드(소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주식·채권 등에 운용하는 펀드)의 특성상 동부팜청과를 인수한 후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마땅한 또 다른 인수 후보자가 나올 경우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고 곧바로 되팔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제기되는 상황이어서다.
따라서 이후 경영권을 갖게 될 새 주인이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른바 치고 빠지는 식의 ‘먹튀’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동부팜한농은 과거 2010년 동부팜청과의 전신인 동화청과를 28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인수금액만 놓고 보면 5년 만에 260억원이란 시세차익을 거두고 되판 셈이다. 이에 따라 공영도매시장이 외부 자본세력의 투기 공간으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아울러 농산물 유통시장에서 차지하는 가락시장의 역할과 위상을 감안할 때 동부팜청과의 안정적인 경영활동이 지속돼 출하농민의 불편을 없애는 쪽으로 후속 매각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소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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