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日 ‘후루사토초이스’ 운영하는 트러스트뱅크의 무나카타 신 집행임원
사업 목적·기대효과 잘 알려야
기부 ‘지속성’ 확보할 수 있어
韓, 고향기부 인지도 확대 과제
농민신문 김다정 기자 2025. 5. 5
- ‘후루사토초이스’를 소개해달라.
▶2025년 3월 기준 일본 전국의 90%가 넘는, 1700여곳 지방자치단체의 사업과 답례품 등을 소개하고 있다. 현재 사이트를 통해 공급하는 고향세 답례품은 76만점 이상이다.
무엇보다 기부금 사용처에 대한 공감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자체가 직접, 기부금으로 인한 변화와 활동을 보고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1년에 한번 고향세 우수사례를 표창하는 이벤트 ‘후루사토초이스 어워드’도 개최한다. 단순히 물건을 주고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부자와 지역을 잇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장을 만드는 게 우리의 목표다.
- 제도의 성공을 위해선 ‘공감’이 중요하다는 건가.
▶일본에서는 90% 이상의 기부자가 ‘답례품’을 계기로 고향세를 시작한다. 기부금을 많이 모으는 지자체는 ‘매력적인 답례품’을 보유한 지역이다.
하지만 쇼핑하듯 답례품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사업에 공감하고, 지역을 살리기 위해 기부하는 사람이 늘어야 한다. 고향세 기부는 쇼핑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기부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기부자의 공감을 얻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이 안고 있는 과제나 추진하려는 프로젝트의 목적을 명확하게 알리고 왜 그 사업이 필요한지, 기부에 의해 무엇이 바뀔 것인지를 알기 쉽게 전해야 한다.
-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지정기부 사업 발굴에 관한 일본 사례가 있다면.
▶일본에서도 지정기부가 늘어나는 추세인데 특히 주목받는 것은 육아 지원이나 저출산 대책, 의사 부족 해소와 같은 지역의 긴급 현안에 대응하기 위한 크라우드펀딩형 프로젝트다. 예를 들어 아동의 어린이집 입소 대기문제 해결이나 학교 설비 정비, 고령화지역에 대한 의료 지원 등 명확한 목적과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사업에 기부금이 모이는 경향이 있다. 또 재해 발생 시 ‘재해 지원 기부’도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일본의 크라우드펀딩은 지자체가 아니라 지정기부 프로젝트에 기부하는 것으로 프로젝트의 운용 주체가 지자체뿐 아니라 지자체가 정한 개인이나 단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이 기존 지정기부와 다르다. 기부 방법이나 공제액은 같다.
- 지자체가 시민단체나 농협 등과 협력하는 것이 도움이 되나.
▶물론이다. 예를 들어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은 농산물을 지자체와 JA(일본농협)가 협력해 답례품으로 만들어 농가를 지원하는 것 등이다. 비영리사단법인(NPO)이나 지역 기업과 연계해 지역 축제, 문화재 복구에 기부금을 모으는 프로젝트도 증가하고 있다. 지역의 여러 단체들이 함께 고향세를 통한 ‘마을 살리기’에 힘을 쏟는 모습은 기부자에게도 ‘응원의 기쁨’을 유발한다.
- 한국에 필요한 전략을 조언한다면.
▶한국 ‘고향사랑기부금’의 가장 큰 과제는 제도의 ‘확산성(보급)’과 ‘지속성(지속적 기부자의 확보)’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제도 전반에 대한 인식(인지도)을 높이기 위해 대중 광고를 늘리고 기부를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제도 정비가 필요할 것이다. 또 답례품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일본에서 기부자에게 인기 있는 답례품은 ▲고품질 특산품 ▲일상에 도움이 되는 대용량 답례품 ▲희소성이 있는 한정 상품 ▲정기구독형이나 체험형과 같은 ‘부가가치가 있는 답례품’이다.
지자체 사업에 대해 기부자에게 지속적으로 내용을 보고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는 것도 기부 정착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일본에서 성공하고 있는 ‘공감형 프로젝트’나 ‘체험형 답례품’ 사례도 참고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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