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면적 감소한 봄배추 값에 악영향 줄수도
“4월중순 전에 저장물량 소진해야 값회복 가능”
겨울배추 저장량이 지난해 이맘때와 견줘 8.6%나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조사는 하우스 봄배추의 본격적인 시장 출하를 한달가량 앞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인 만큼, 생산농가와 산지유통인들은 결과에 주목하며 향후 시세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서울 가락시장 대아청과㈜에 따르면 전국에 저장된 겨울배추를 전수조사한 결과 저장량은 9일 현재 5t트럭 기준으로 9733대 분량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이맘때(8965대 분량)보다 768대(8.6%) 많은 것이다. 통상 5t트럭 한대당 배추 10t가량이 적재되는 것을 감안하면 겨울배추 저장량은 10만t에 육박하는 셈이다. 대아청과는 이번 조사를 위해 전남 해남·무안·함평 등지의 저온창고 운영업체와 산지 출하단체 등을 대상으로 2월23일~3월8일까지 2주간 저장·출하 실태를 파악했다.
겨울배추 저장량이 예상 외로 많다는 것은 봄철 값 회복을 기대하는 산지로선 다소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앞서 2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엽근채소 농업관측을 통해 하우스 봄배추의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28%, 평년보다는 49% 각각 감소한 394㏊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농경연은 이에 따라 전체 봄배추 추정 생산량은 20만2000t으로 지난해보다 8%, 평년보다는 2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3월 평균 도매가격은 10㎏들이 상품 한망(3포기) 기준으로 1년 전보다 1000~2000원 높은 4000~5000원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다 밭에 남아 있는 겨울배추 수확작업이 조기에 마무리될 경우 3월 중·하순 가격은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농경연은 덧붙였다. 실제로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남 진도 등지에선 이달 14일을 전후해 노지 수확작업이 사실상 종료될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가격 상승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봄배추 시장은 월평균 도매가격이 3181원(2월)→2719원(3월)→2300원(4월) 등에서 형성되는 등 평년의 절반 수준 이하로 폭락하면서 출하기간 내내 극심한 가격 약세에 허덕였다. 이 같은 시세 하락 기조는 이후 고랭지배추·가을배추·겨울배추 등 후기 작형까지 이어져 배추 시장 전체가 연쇄적인 침체 늪에 빠졌다.
하지만 올해 하우스 봄배추의 재배면적 감소폭이 예상보다 큰 것으로 파악되면서 산지와 유통인들 사이에선 가격 침체의 고리를 이번에는 반드시 끊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정수 대아청과 대표이사는 “배추·무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도매법인으로서 2011년 이후 5년에 걸쳐 전수조사를 진행해 온 노하우를 살려 보다 정확한 저장 실태를 파악하는 데 주력한 결과, 이번 저장량 집계치가 실제 상황을 거의 반영한다고 판단한다”면서 “배추는 재배 특성상 앞 작형의 여파가 뒤에도 고스란히 연결되는 만큼 봄배추의 가격회복을 위해선 저장배추를 하우스 봄배추 출하 개시 시점인 4월 중순 이전에 소진할 수 있는 출하전략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하우스 봄배추의 주산지는 전남 나주와 충남 예산지역이 주로 꼽히는데, 이들 지역의 경우 아주심기 지연 등으로 인해 시장 첫 출하가 평년보다 7~10일가량 늦은 4월 중순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소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