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책임있는 자세 필요” 목소리
“유통주체간 합의안돼” 해명
“우리는 할 만큼 했다.”(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관계자)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았는데 뭘 다했다는 것이냐.”(산지출하단체 관계자)
“정부의 속내가 도대체 뭔지 궁금하고 답답하다.”(도매법인·중도매인 관계자)
서울 가락시장에 시장도매인제를 도입하는 문제를 놓고 출하농민을 포함한 시장 유통인들의 갈등이 가중되는 가운데 정작 농림축산식품부는 뒷짐을 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장 내 깊어진 불신의 골을 하루빨리 해소하고 안정을 되찾기 위해선 농식품부의 책임 있는 자세가 시급히 요구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당초 2013년 1월 가락시장에 시장도매인제를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관련 서울시 조례가 통과될 당시 관련 부처인 농식품부는 3가지 조건을 갖출 경우 조례를 승인하겠다고 밝혔었다. 농식품부가 요구한 조건은 ▲대금정산조직 설립을 통한 대금결제의 안전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시장도매인 상한수와 자본금 규모에 대해 전문가 협의회를 거쳐 조례에 반영하는 한편 ▲농식품부와 서울시·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출하자·유통인 등이 참여한 공청회를 개최해 합의안을 마련하는 것 등이다.
이중 가장 첨예한 사항으로 꼽히는 3번째 조건과 관련,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2월26일 개최한 관련 전문가 대토론회를 끝으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모두 마무리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한 관계자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해당 주체들을 참석시킨 가운데 대토론회를 열었던 것은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유통주체들 간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면서 “농식품부 담당 사무관이 토론회를 방청했는데도 개최 2주일이 넘은 지금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물론 이 같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측의 입장에 대해 출하농민과 시장유통인들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토론회를 방청했던 일부 생산자단체와 도매법인의 관계자는 “토론회는 상호 간의 입장차만 확인한 자리로 합의된 것은 아무것도 없어 보였는데, 이를 놓고 이해당사자 간 합의가 이뤄졌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지적했고, 시장도매인제 도입에 찬성하는 일부 중도매인들은 “애당초 합의할 자세 없이 토론회에 참여한 생산자단체·도매법인들의 태도가 더 문제”라고 꼬집었다.
안영수 농식품부 유통정책과장은 11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유통주체 간) 합의안을 마련해 제출하라는 것이 농식품부가 조례를 조건부 승인한 핵심 사항이었는데 현재까지 토론회만 개최했을 뿐 합의된 것이 아무것도 없지 않느냐”면서 “당초 정부가 내걸었던 조건들이 모두 충족될 때까지 상황을 지켜본 다음 추후 이행계획을 수립·추진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해 당장은 나설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김소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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